‘1억 공천헌금 의혹’ 강선우·김경 구속 송치…경찰, 쪼개기 후원 등 추가 수사

관련 의혹 제기된 지 72일만
진술 엇갈렸지만… 대질조사 없이 수사 마무리
뇌물 아닌 배임 적용… 공천 ‘당무’ 판단
쪼개기 후원·황금PC 등 추가 의혹 수사 계속

‘1억 공천헌금 의혹’ 김경 전 시의원-강선우 의원 영장실질심사 출석
1억원 공천헌금을 주고 받은 혐의로 구속된 김경 (왼쪽) 전 서울시의원과 강선우 무소속 의원. 사진은 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 때 모습이다. 연합뉴스


2022년 지방선거 공천을 대가로 금품을 주고받은 의혹을 받는 강선우 무소속 의원과 김경 전 서울시의원이 11일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관련 의혹이 제기된지 72일 만이다. 경찰은 핵심 의혹인 ‘1억원 공천헌금’ 사건을 우선 송치하고, 쪼개기 후원 등 추가 의혹에 대해서는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11일 정치자금법 위반과 청탁금지법 위반, 배임수재·배임증재 혐의를 받는 강 의원과 김 전 시의원을 서울중앙지검에 구속 송치했다. 금품 전달을 주선한 것으로 알려진 강 의원의 전직 보좌관 남모씨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송치됐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던 강 의원은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강서구청장 공천을 대가로 같은 당의 김 전 시의원으로부터 1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김 전 시의원은 공천을 청탁하며 금품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3일 두 사람에 대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관련 녹취록이 공개되며 의혹이 불거진 지 약 두 달 만에 신병이 확보됐다.

경찰은 구속 이후 두 사람을 각각 한 차례씩 추가 조사했다. 강 의원은 지난 7일 약 7시간 30분 동안 구속 후 첫 조사를 받았고, 김 전 시의원도 지난 5일 조사를 받았다. 다만 이들이 거부해 대질 조사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 과정에서 두 사람은 금품 전달 경위 등을 두고 엇갈린 진술을 이어왔다. 강 의원은 쇼핑백을 전달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돈이 들었는지는 몰랐다는 취지로 주장한 반면, 김 전 시의원은 강 의원 측이 먼저 금품을 요구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경찰은 강 의원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죄 적용도 검토했으나 뇌물죄 대신 배임죄를 적용했다. 정당 공천 업무를 국가의 ‘공무’가 아닌 정당 내부의 의사결정인 ‘당무’로 판단한 것이다. 정당법에 따르면 정당은 국민의 ‘자발적’ 조직으로, 헌법재판소는 2021년 공천을 자발적 조직 내부의 의사결정이지 공권력의 행사 영역이 아니라고 판단한 바 있다. 공천헌금 사건에 뇌물죄를 적용한 선례가 없는 만큼 배임수재·배임증재 혐의를 적용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1억원이 오간 배임수재의 경우 양형기준은 징역 2~4년, 배임증재는 징역 10월~1년 6개월로, 뇌물수수(징역 7~10년)나 뇌물공여(징역 2년 6개월~3년 6개월)에 비해 약하다.

경찰은 공천헌금 의혹 외에도 김 전 시의원이 강 의원에게 타인 명의로 약 1억 3000만원을 나눠 후원했다는 이른바 ‘쪼개기 후원’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다. 또 김 전 시의원을 보좌하던 서울시의회 정책보좌관의 이른바 ‘황금 PC’에서 확보된 녹취 파일을 토대로 관련 인물들에 대한 조사도 이어왔다. 해당 PC에서 김 전 시의원이 2023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전후해 민주당 현역 의원들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정황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구속 기간 내 모든 의혹을 정리하기 어렵다고 보고 사건을 우선 검찰에 넘긴 뒤 관련 수사를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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