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 직전 ‘마지막 통과’ 유조선 들어온다

김지예 기자
입력 2026 03 20 17:31
수정 2026 03 20 17:31
200만 배럴 입항…하루 소비량
업계 “4월부터 수급 불안 커져”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직전 극적으로 해협을 빠져나온 유조선이 20일 국내에 입항한다. 정부와 정유업계는 이 유조선을 마지막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원유 수급 차질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유조선 ‘이글 벨로어’호가 이날 오후 5~7시 충남 서산 대산항에 입항할 예정이다.
이 유조선은 지난달 26일 이라크 남부 알바스라에서 출항해 이틀 뒤인 같은 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당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고 있었다.
선원들은 해협 통과가 불가하다는 이란 혁명수비대의 경고 방송에도 속도를 전속력으로 높여 이란의 봉쇄 직전 해협을 극적으로 빠져나오는 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해협이 봉쇄되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마지막 원유 운반선이 됐다.
이글 벨로어호에는 약 200만배럴의 원유가 선적돼 있다. 이는 한국의 하루 원유 소비량에 맞먹는다. 원유는 HD현대오일뱅크가 계약한 물량으로 대산석유화학단지에서 정제될 예정이다.
한국 수입 원유의 약 7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장기간 봉쇄되면서 원유 수급 차질도 가시화하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은 당장 4월부터 유조선 입항 스케줄이 사실상 비어 있어 한동안 재고로 버티는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사가 비축한 물량은 이르면 4월부터 소진되기 때문에 비상 체제로 수급 문제를 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긴급 확보한 원유 2400만배럴이 국내에 도착하려면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은 이날 CBS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비축유는 비상 상황에서 사용하는 최후의 수단인 만큼 수급 대책을 모두 시행한 이후 필요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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