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모네이드 마시고 ‘심정지’ 사망한 美 명문대생…“한 잔에 이 정도까지”

김소라 기자
입력 2026 02 12 17:27
수정 2026 02 17 05:53
레모네이드 한 잔에 ‘일일 권고치’ 육박 카페인
심장질환 병력 여대생 심정지 사망
유족, 하원의원 손잡고 법안 발의
미국에서 한 여대생이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특제’ 레모네이드 음료를 마신 뒤 심정지로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비극을 막기 위한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 여대생이 마신 음료가 상당한 양의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었음에도 관련 정보가 제공되지 않은 게 원인으로 지목되면서다.
미국 ABC뉴스는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심장협회(AHA)가 주관하는 ‘심장의 달’(매년 2월)을 맞아 2022년 9월 21세의 나이로 숨진 여대생 사라 카츠의 사연을 조명했다.
펜실베이니아대에 재학 중이던 사라는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카페 체인인 ‘파네라 브레드’에서 레모네이드 음료를 마신 뒤 불과 몇 시간 만에 심정지 상태에 빠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숨졌다. 그가 마신 음료의 이름은 ‘충전된(charged) 레모네이드’였는데, 대용량인 890㎖ 음료에는 카페인이 390㎎ 함유돼 있었다.
이는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한 잔에 함유된 카페인의 약 2.6배, 대표적인 에너지드링크인 레드불 한 캔(250㎖)의 약 6배에 달하는 수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건강한 성인의 일일 카페인 섭취량을 400㎎ 이하로 권고한다. 문제는 사라가 어릴 때부터 심장 질환을 앓고 있었고, 카페인을 대량 섭취할 경우 돌연사 위험이 있어 고카페인 음료를 피해왔다는 점이다.
해당 체인점은 ‘충전된 레모네이드’가 고카페인 음료임을 메뉴판 등에 명시하지 않고 ‘논 카페인’ 음료와 함께 분류해 일반적인 과일 음료인 것처럼 광고했다고 유족은 주장했다.
카페인 무려 390㎎…함량 표기 없어해당 음료를 마신 뒤 숨지거나 질병을 얻은 소비자들이 줄을 이었고, 사라의 유족은 이들과 함께 체인점 본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본사 측은 이듬해 해당 음료에 고카페인 음료라는 경고 문구를 추가한 데 이어 미국 전역에서 판매를 중단했다.
유족은 민주당 소속인 롭 메넨데즈 연방 하원의원과 손잡고 딸의 이름을 딴 ‘사라 카츠 카페인 안전법’ 발의에 힘을 보탰다. 2024년 12월 처음 발의된 법안은 음료 판매 매장이 메뉴판과 키오스크 화면 등에 카페인 함량을 공개하고, 에너지 음료 제조사가 카페인 함량을 명확히 표기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어 카페인 영향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관련 연구를 지원하는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카페인은 현대인에게 ‘양날의 검’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카페인은 신진대사를 활성화해 피로를 줄이고 집중력과 에너지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과다 섭취할 경우 심박수가 급격히 빨라지거나 신경 과민, 구역질, 불쾌감, 혈압 상승, 부정맥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위산 분비를 촉진해 위궤양, 위식도 역류질환 등의 위장질환을 일으킬 수 있고, 수면 장애의 원인이 된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 임신부와 고령자, 심장질환자 등은 비교적 적은 양으로도 이러한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또한 철분과 칼슘 흡수를 방해해 어린이와 청소년의 성장을 저해한다. 카페인은 커피나 차, 초콜릿뿐 아니라 가공식품 전반에 숨어 있어 구매 시 함량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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