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살 딸이 생리를?” 오진에 ‘암 선고’까지…알고 보니 화장실 변기가 원인

김성은 기자
입력 2026 03 26 11:04
수정 2026 03 26 20:06
다섯 살에 원인 모를 출혈 증세로 병원을 찾은 한 소녀가 처음에는 생리로 오진을 받았다가, 이후 인유두종바이러스(HPV)로 인한 극히 드문 질환 진단을 받았다. 현재 여덟 살인 소녀는 지금까지 여덟 차례나 수술대에 올랐지만 여전히 완치되지 않은 상태다.
25일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 사우스엔드온시에 사는 데이지는 2023년 다섯 살이던 무렵 유치원에서 돌아왔을 때 속옷에 혈흔이 묻어 있었다. 어머니 카라 힌스(29)는 크게 놀라 즉시 응급실을 찾았고 데이지는 그날 밤 입원했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담당 의사는 이른 생리가 시작된 것 같다며 데이지를 집으로 돌려보냈다.
카라는 “우리 가족 중에 그렇게 어린 나이에 생리를 시작한 사람이 없어서 뭔가 이상하다 싶었다”며 “그래도 의사 말을 믿고 일단 지켜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2주 뒤 같은 증세가 다시 나타났다.
병원에서 또다시 일반 진료로 돌리려 하자 유방암 전문 임상 간호사인 외할머니가 나서서 사우스엔드 대학병원 전문의에게 직접 진찰을 요청했다. 결국 데이지는 24시간 안에 런던의 어린이 전문병원 그레이트 오먼드 스트리트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후 조직 검사를 통해 나온 결과는 암일 가능성이 90%라는 충격적인 소견이었다. 카라는 “그 순간 세상이 멈춰버린 것 같았다”고 떠올렸다.
일주일간의 기다림 끝에 돌아온 결과는 암이 아닌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이었다. HPV는 피부 접촉으로 전파되는 바이러스로, 전 세계 인구의 약 80%가 살면서 한 번쯤 감염될 만큼 흔하지만 주로 성인에게서 나타난다.
어린 데이지가 어떻게 감염됐는지는 가족도, 의사들도 알 수 없었다. 혹시 모를 학대 가능성을 우려해 가족들이 차례로 데이지에게 물었지만 아이는 매번 “아무도 나를 아프게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의료진은 공중화장실 변기를 통해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대부분의 사람은 같은 상황에서 아무런 반응이 없을 텐데, 데이지의 몸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다르게 반응했다”고 카라는 설명했다.
HPV로 인해 데이지의 몸에는 통증을 유발하는 혹이 생겼고, 출혈도 반복됐다. 지금까지 수술을 여덟 번이나 받았지만, 혹은 매번 다시 자라났다. 지난해 7월부터는 집중 치료를 시도했지만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로 치료를 중단해야 했다.
긴 투병 생활은 데이지의 마음에도 흔적을 남겼다. 처음에는 마취 도중 웃음을 잃지 않을 만큼 씩씩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정신적으로 힘들어졌다.
학교 출석률도 50%에 그치고 있지만, 학업은 또래에 뒤처지지 않을 만큼 꾸준히 따라가고 있다. 카라는 “딸의 최근 성적표를 보고 눈물이 났다”며 “이 모든 상황을 견디면서도 이렇게 해내는 아이가 그저 놀랍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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