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점심 먹기도 전에 꾸벅꾸벅 존다면 검사 받아보세요…사망률 30% 높아

노인 낮잠 자료 이미지. 아이클릭아트


아침에 규칙적으로 낮잠을 자는 노인들이 오후에 낮잠을 자는 경우에 비해 사망률이 3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오전 낮잠이 높은 사망률의 원인이라기보다 사망률을 높이는 요인의 ‘증상’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하버드 의과대학,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브리검 지원(MGB), 러시 대학교 의료센터의 공동 연구진은 1338명의 노인을 최대 19년 동안 추적 조사해 이러한 결론을 도출했다. 해당 연구를 담은 논문은 미국의사협회 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실렸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이 스스로 보고한 수면 습관 설문 대신 손목에 착용하는 활동량 모니터를 활용해 낮잠을 자는 시간과 길이, 빈도를 정확하게 추적했다. 낮잠 시간을 정밀하게 측정하고 그 패턴을 장기 생존율과 연관시킨 최초의 연구다.

연구진은 1997년 시작된 고령자 인지 기능 및 신경퇴행 장기간 추적 연구인 ‘러시 기억 및 노화 프로젝트’(Rush Memory and Aging Project) 자료를 활용했다.

이 연구에 참여한 평균 연령 81.4세 노인 1338명은 2005년부터 10일간 손목 활동 측정기를 착용해 휴식-활동 데이터를 기록했다. 이 중 76%가 여성이었다.

낮잠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 사이의 수면으로 정의했다.

거의 모든 참가자(99%)가 모니터링 기간 중 낮잠을 잤다. 평균 약 8.3년의 추적 관찰 기간 동안 926명(약 69%)이 사망했다.

연구진은 낮잠의 4가지 요소, 즉 일일 평균 낮잠 시간, 하루 낮잠 횟수, 낮잠 시간의 일별 변동폭, 낮잠을 가장 많이 자는 시간대를 추적했다.

참가자들은 오전 낮잠, 이른 오후 낮잠, 늦은 오후 낮잠 그룹으로 각각 분류됐다.

나이, 성별, 인종, 교육 수준, 야간 수면 시간, 체질량 지수, 우울증, 만성 질환, 복용 약물, 신체 활동 및 장애 여부를 고려하여 조정한 결과, 낮잠 시간이 길고 낮잠 횟수가 많을수록 사망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낮잠 시간이 1시간씩 늘어날 때마다 상대적 사망 위험이 13% 증가하고, 낮잠 횟수가 한번씩 늘어날 때마다 7%씩 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낮잠을 자주, 그리고 오래 자는 노인의 경우 이러한 위험 증가는 빠르게 누적됐다.

가장 주목할 만한 결과는 낮잠 시간대와 관련된 것이었다.

모든 건강 요인을 고려한 분석에서 오전 낮잠을 자는 사람들은 이른 오후에 낮잠을 자는 사람들에 비해 사망 위험이 30% 더 높았다. 늦은 오후에 낮잠을 자는 사람들의 사망 위험성은 그 중간이었는데 모든 건강 요인을 고려했을 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노인 낮잠 자료 이미지. 아이클릭아트


낮잠 시간이 날마다 크게 다른 경우, 즉 불규칙성에 사망 위험이 높아지지 않을까 검증했으나, 낮잠 시간대의 변동성은 사망률과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다.

연구진은 연구 결과에 대해 몇 가지 추론을 내놨다.

일단 건강한 사람이 낮잠을 자는 것은 기저 질환, 예를 들어 생체 시계 교란이나 숨겨진 심혈관 질환, 또는 아직 진단받지 않은 질환이 반영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수면 장애 및 수면-각성 리듬 장애는 혈압 상승, 혈관 기능 저하 및 스트레스 반응 증가와 관련이 있으며, 이 모든 것이 심혈관 질환 위험 증가와 연관될 수 있다.

지속적인 저강도 염증 또한 원인 중 하나일 수 있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습관적으로 낮잠을 자는 사람들은 혈액 내 염증 지표 수치가 더 높은 경향이 있으며, 아침과 저녁의 피로는 서로 다른 생물학적 경로에서 비롯된다는 증거가 있다. 이는 낮잠을 자는 것 자체보다 낮잠을 자는 시간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 이유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봤다.

가장 중요한 지점은 참가자들이 밤에 얼마나 잘 잤는지 고려한 후에도 낮잠과 사망 위험 간 연관성이 유지됐다는 것이다. 오전 낮잠은 단순히 밤에 잠을 제대로 못 잤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 자체로 위험한 신호이며 야간 수면의 질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건강의 문제 신호라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관찰 연구이며 오전 낮잠이 사망률을 높인다는 증명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지나치거나 부적절한 시간대의 낮잠은 건강 악화의 원인이 아니라 증상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도인지장애 또는 치매 환자를 제외했을 때 낮잠 시간과 사망률 간의 연관성이 약화되고 통계적 유의성이 사라졌는데, 이는 인지 기능 저하가 이러한 연관성의 원인 중 하나일 가능성을 나타낸다.

논문 교신저자인 MGB 천루 가오 박사는 “낮잠 패턴을 추적하는 것이 노년층의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 큰 임상적 가치를 가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낮잠 패턴과 사망률 사이에 강한 연관성이 확인된 만큼 착용형 기기를 활용해 노년층의 낮잠을 지속해 측정하면, 이들의 건강 상태를 예측하고 기능 저하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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