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도 나섰다…“먹는 알부민 효능 홍보하는 의료인 비윤리적”

신진호 기자
입력 2026 03 17 16:14
수정 2026 03 17 16:24
최근 ‘먹는 알부민’이 면역력 증진 등 의학적 효능이 있는 것처럼 알려져 판매 과열 양상을 보이자 의사 단체가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대한의사협회는 17일 “최근 피로 회복, 면역력 강화, 기력 회복 등을 내세운 이른바 ‘먹는 알부민’ 건강식품 광고가 홈쇼핑과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하는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면서 “먹는 알부민이 피로 개선이나 면역력 증진 등의 효과를 낸다고 임상적으로 입증된 근거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알부민은 간에서 합성되는 혈장 단백질로 혈액의 삼투압을 유지해 체내 수분 균형을 맞추고 혈액 속에서 여러 물질을 실어 나르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시중에서 판매되는 ‘먹는 알부민’ 제품은 섭취 후 소화 과정에서 아미노산으로 분해되기 때문에 혈중 알부민 수치가 직접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고 의협은 설명했다.
앞서 이승훈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도 유튜브 채널 ‘지식인사이드’에 출연해 ‘효과 없는 영양제’를 묻는 질문에 “단백질 영양제가 제일 어처구니없다”면서 ‘먹는 알부민’ 영양제를 예로 들었다.
핵심은 소화 원리다. 우리 몸은 음식을 통째로 흡수하지 않는다. 탄수화물은 포도당, 지방은 지방산, 단백질은 아미노산으로 각각 분해된 뒤에야 장에서 흡수된다. 알부민도 단백질인 만큼 예외가 없다. 아무리 ‘알부민’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어도 몸에 들어가면 결국 아미노산으로 쪼개진다는 뜻이다.
이 교수는 “알부민, 글루타치온, 콜라겐 같은 단백질 계열 영양제를 먹어도 결국 아미노산으로 분해된다”며 “대표적인 아미노산인 글루탐산은 MSG와 동일한 성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알부민을 많이 먹으면 조미료를 퍼먹는 것과 동일한 효과”라고 강조했다.
알부민을 굳이 주사제로 만드는 이유도 여기서 나온다. 먹으면 소화 과정에서 분해되기 때문에 혈액 속 알부민을 직접 보충하려면 정맥주사 외에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의협은 먹는 알부민 홍보에 일부 의료인이 나서는 데 대해 비윤리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의협은 “일부 의료인이 ‘먹는 알부민’ 제품의 광고 모델로 등장해 효능을 강조하는 사례가 나타나는 점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면서 “식품에 불과한 제품을 마치 특별한 치료 효과가 있는 것처럼 홍보하는 건 의사라는 전문직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이용한 기만”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일부 광고가 알부민의 생리적 기능을 설명하면서 해당 제품을 섭취하면 동일한 효과가 나타나는 것처럼 소비자 인식을 유도하고 있다”며 “의료인이 등장해 제품의 신뢰도를 높이는 방식은 의사의 사회적 신뢰를 상업적 이익을 위해 활용하는 행위이기에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밝혔다.
의협은 규제당국에 엄정한 관리·감독을 요구했다.
의협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건강기능식품 표시·광고 관리의 주무 부처로서 알부민 등 특정 성분을 질병 치료나 의학적 효능과 연관 지어 홍보하는 사례에 대해 보다 엄정한 관리·감독을 시행해야 할 것”이라며 “소비자 오인을 유발할 수 있는 표현에 대한 모니터링과 사후 조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인의 전문성과 권위를 상업적 홍보에 악용하는 ‘쇼닥터’ 행태에 대해서는 내부 자정을 강화하겠다”며 “이번 ‘먹는 알부민’에 대한 광고에 나선 의사들의 행위를 분석한 후 윤리위원회 회부 및 징계 건의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트윅, 무단 전채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