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모방’ 국내서 첫 구속…디자인권 ‘무임승차’ 경종

선글라스 등 국내 업체 제품 베껴 부당 수익
유행 주기 짧은 패션업계 권리화 조치 미흡

지식재산처가 적발한 디자인 모방 제품과 국내 아이웨어 정식 제품. 지식재산처 제공


국내에서 처음 남의 디자인을 베껴 수익을 챙긴 사업자가 구속됐다.

지식재산처 기술 디자인 특별사법경찰(기술경찰)과 대전지방검찰청 특허범죄조사부는 17일 타인의 디자인을 카피한 상품을 해외에서 수입·판매한 A사 대표 ㄱ 씨(구속) 등 3명을 ‘부정 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패션업계는 유행 주기가 짧아 디자인 미등록 상품이 많다는 점을 악용한 ‘무임승차’에 경종을 울리게 됐다.

ㄱ 씨는 디자인 개발 인력이 없음에도 국내 유명 아이웨어 브랜드 B사의 선글라스 등을 촬영해 해외에 있는 제조업체를 통해 제작한 모방상품 51종, 32만 1000여점(정품가 123억원 상당)을 2023년 2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판매한 혐의다. 같은 기간 44종, 총 41만 3000여점을 수입한 혐의도 받고 있다.

기술 경찰 조사 결과 A사의 모방상품(51종) 중 29종이 피해 상품과 오차범위 1㎜ 이내로 일치했고 이 중 18종은 99% 이상 일치해 일명 디자인 ‘데드카피’ 상품으로 드러났다.

최소 1년 이상 연구·개발과 50여 명의 전문 인력을 투입해 제품을 개발한 B사는 카피 제품으로 인해 브랜드 가치 훼손과 매출 감소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피할 수 없었다. 더욱이 참신한 디자인으로 성장한 ‘K-브랜드’의 상품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고 기술 경찰은 설명했다. 침해당한 B사의 상품은 디자인 ‘미등록’ 상태로 확인됐다.

기술 경찰은 78억원 상당의 추징보전과 함께 ㄱ 씨가 보관 중이던 모방상품 약 15만점을 임의 제출받았다.

지난 2017년 부정경쟁방지법 개정으로 등록하지 않은 디자인도 무단으로 모방해 판매하면 형사처벌이 가능하도록 보호범위가 확대됐다.

김용선 지식재산처장은 “디자인권 모방에 대한 피의자를 구속한 첫 사례로, 디자인권 보호의 사각지대를 해소했다”면서도 “근본적인 보호를 위해서는 창작자가 자신의 디자인을 권리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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