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해 후 전자발찌 끊고 도주한 40대 스토킹범 구속

남양주지원 “도주의 우려” 영장 발부
접근금지·긴급신고도 못 막은 비극
경찰 신상공개 검토·제도 실효성 논란

경기북부경찰청 전경
전자발찌를 착용한 채 접근금지 명령까지 위반하며 스토킹하던 여성을 살해한 40대 남성이 구속됐다. 피해자가 여러 차례 신고하고 긴급 구조 요청까지 했지만 범행을 막지 못해 제도적 허점에 대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은 17일 살인 혐의를 받는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결과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병원 치료 중인 A씨는 이날 심문에 출석하지 않았고, 법원은 서류 심사로 구속 여부를 판단했다.

A씨는 지난 14일 오전 8시58분쯤 경기 남양주시 오남읍 한 도로에서 과거 교제하던 20대 여성 B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A씨는 B씨의 직장 인근에서 기다리다 차량을 가로막고 창문을 강제로 깨부순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직후 A씨는 위치추적 전자장치인 전자발찌를 끊고 자신의 차량을 이용해 도주했으며, 약 1시간 만에 경기 양평군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체포 당시 A씨는 성분이 확인되지 않은 약물을 복용해 병원으로 이송됐고, 현재까지 치료를 받고 있다.

특히 A씨는 가정폭력처벌법상 임시조치 2·3호와 스토킹처벌법상 잠정조치 1·2·3호 대상자로, 피해자에게 연락하거나 주거 및 직장 100m 이내 접근이 금지된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범행이 발생해 보호 조치의 실효성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피해자 B씨는 올해에만 다섯 차례 A씨를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건 직전에는 긴급 구조 요청이 가능한 스마트워치를 눌렀지만, 실제 구조로 이어지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의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계획성 여부 등을 집중 수사하는 한편, 신상 공개 여부도 검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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