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 피 흘려 치료해줬더니 주먹질·발길질… 소방대원들 폭행한 50대 결국

벌금 700만원… “정중히 사죄해 대원들이 처벌 불원”
119 구급대 자료 이미지. 서울신문DB


술에 취해 피를 흘리고 있는 자신을 치료해주러 온 구급대원들을 폭행한 50대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형사2단독 고범진 부장판사는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위반, 상해 혐의로 기소된 A(56)씨에게 최근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4월 30일 오전 0시 53분쯤 강원 춘천시의 한 빌라 계단에서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는 자신을 응급처치하러 온 20대 소방대원 2명의 정강이를 발로 차 다치게 하고, 30대 소방대원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려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처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소방대원들은 앞서 ‘빌라 내 계단에서 머리에 피를 흘리는 사람이 있다’는 경찰의 공동대응 요청을 받고 출동한 상태였다.

대원들은 A씨의 상처를 지혈하고, 추가 낙상을 우려해 의자에 A씨를 앉힌 뒤 그의 직장동료를 기다렸다. 이 과정에서 술에 취한 A씨가 비틀거리며 일어나려고 하자 이를 만류했으나, A씨는 갑자기 대원들에게 폭력을 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고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술에 취해 소방공무원들의 구조·구급 활동을 방해하고 이들에게 상처를 입혔다”고 지적했다.

다만 “출동한 구급대원들은 피고인이 정중히 사죄하며 깊이 뉘우치고 있음을 이유로 처벌을 원치 않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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