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그림 빼라” 日요구 거절·수출 포기한 과자업체…미국 길 열렸다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유아용 쌀과자 업체 ‘올바름’의 상품 포장지 뒷면에 독도 그림이 들어간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유아용 쌀과자 업체 ‘올바름’의 상품 포장지 뒷면에 독도 그림이 들어간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제품 포장지에 그려진 독도 그림을 빼라는 일본의 요구를 거절했다가 일본 수출이 막혔던 한 쌀과자 업체가 미국 수출길에 올랐다.

7일 전남 장성군 등에 따르면 장성에서 유아용 쌀과자를 생산하는 업체인 ‘올바름’은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 오렌지카운티의 한 유통점에 입점했다. 첫 수출 규모는 약 1000만원 상당이다.

이번 수출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본사를 둔 한국 상품 도매 전문점을 통해 성사됐다. 해당 업체는 식품과 생활용품 등 다양한 한국산 상품을 미국 전역에 공급하고 있어, 향후 더 많은 물량을 미국 소비자에게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유아용 쌀과자 업체 ‘올바름’은 2021년부터 자사 제품 뒷면에 “독도는 한국 땅”이라는 문구와 함께 한반도 지도와 독도 그림을 넣어 판매해왔다.

제품이 출시됐지만 문제는 이후에 발생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일본 수출을 논의했던 올바름의 수출이 막혔기 때문이다. 일본 바이어 측이 “거래하려면 독도를 지우라”고 요구했지만 이를 거절한 여파였다. 당시 예상 발주 물량은 연 매출의 15%에 달할 정도였다.

미국 소비자 찾아간 ‘독도 쌀과자’. 연합뉴스(올바름 제공)
미국 소비자 찾아간 ‘독도 쌀과자’. 연합뉴스(올바름 제공)


회사가 대출금 상환과 불경기 등으로 경영난에 빠진 가운데 수출로 위기를 타개하려던 상황이 무산되면서 더 큰 위기에 봉착했지만 회사는 굽히지 않았다. 김정광 올바름 대표는 전남매일과의 인터뷰에서 “사실 일말의 고민도 없이 거절한 건 아니다”며 “하지만 당장 눈앞의 개인적 이득을 위해 국가의 자부심을 버려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더 컸다”고 밝혔다.

이러한 사연이 언론을 통해 소개되면서 소비자들은 ‘독도 쌀과자’라는 별칭을 붙여줬고, ‘먹어서 혼내주자’며 ‘돈쭐(돈+혼쭐)’ 릴레이가 이어졌다. 지난 추석 명절을 앞두고는 전 제품 품절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 대표는 “많은 분이 관심과 지원을 보내주신 덕분에 독도가 그려진 저희 쌀과자를 미국으로 수출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도 좋은 소식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올바름 외에도 독도 때문에 일본 수출길을 포기한 식품사가 한 곳 더 있다. 바로 ‘성경식품’이다.

성경식품의 주력 상품인 ‘성경김’ 포장지에는 한반도와 울릉도, 독도, 제주도가 모두 포함된 지도가 그려져 있다. 성경김은 2021년 한창 김 열풍이 일었던 일본에 제품을 수출하지 못했다. 일본 수입사가 포장지에서 독도를 지워줄 것을 요청했지만 성경식품이 이를 거절했기 때문이다.

일본 수출은 불발됐지만 성경김은 현재 미국, 캐나다, 중국, 일본, 베트남 등 전 세계 12개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성경식품의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은 972억원으로 전년 809억원 대비 약 20% 늘어났다. 올해 1000억원 돌파가 예상된다.

김민지 기자
  • 카카오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네이버블로그 공유하기
  • 네이버밴드 공유하기
ⓒ 트윅,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TodayBest
  1. “내가 정권 잡으면”…김건희 여사 다큐 ‘퍼스트레이디’ 12일 개봉

    thumbnail - “내가 정권 잡으면”…김건희 여사 다큐 ‘퍼스트레이디’ 12일 개봉
  2. “그땐 죄송했어요”…배두나, 심은하에 20년 만에 공개 사과한 사연

    thumbnail - “그땐 죄송했어요”…배두나, 심은하에 20년 만에 공개 사과한 사연
  3. 에스파 윈터 열애설 확산 ‘3살 연하’ 엔하이픈 정원과 데이트 목격담… SM “사실무근”

    thumbnail - 에스파 윈터 열애설 확산 ‘3살 연하’ 엔하이픈 정원과 데이트 목격담… SM “사실무근”
  4. “尹, 독재 총칼 들이대…괴뢰한국 땅 아비규환” 北, 계엄 사태 첫 보도

    thumbnail - “尹, 독재 총칼 들이대…괴뢰한국 땅 아비규환” 北, 계엄 사태 첫 보도
  5. 추미애 “의료인 미복귀시 처단?…尹, 대량 살상 예측한 것”

    thumbnail - 추미애 “의료인 미복귀시 처단?…尹, 대량 살상 예측한 것”
  6. “마지막까지 연습했지만…” 한강 ‘한국어 호명’, 끝내 무산된 이유

    thumbnail - “마지막까지 연습했지만…” 한강 ‘한국어 호명’, 끝내 무산된 이유
연예의 참견
더보기
여기 이슈 뉴스
더보기
갓생 살기
더보기
광고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