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트균 연구원 의문의 죽음…러시아, 일주일째 사인 미공개

김유민 기자
입력 2026 10 11 18:29
수정 2026 10 11 18:58
러시아에서 페스트균 등 위험 병원체를 연구하던 20대 연구원이 원인불명의 폐렴으로 숨진 가운데, 러시아 당국이 일주일 넘게 정확한 사망 원인을 공개하지 않아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러시아 시베리아·극동 페스트 연구소 소속 연구원 다리야 시필로바(28)는 지난 2일 사망했다. 공식 사인은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폐렴으로, 정확한 원인 병원체는 확인되지 않았다.
시필로바는 생전 페스트균을 비롯한 위험 병원체를 취급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러시아 보건 당국은 사망자의 유해를 검사한 결과 페스트균을 포함해 연구소에서 다루던 위험 병원체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구소를 두 차례 조사했지만 병원체 유출 등 비상 상황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접촉자 검사에서도 추가 감염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수천 건의 검사가 진행됐음에도 사망 원인이 공개되지 않으면서 러시아 당국의 정보 공개를 둘러싼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검사 기술을 고려할 때 러시아 당국이 이미 원인 규명을 위한 유전체 분석을 마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백악관 공중보건 당국자로 근무했던 라지 판자비는 “이미 검사를 했을 가능성이 높지만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정확한 사망 원인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고 있다.
마리아 밴커코브 WHO 유행병·팬데믹 관리 책임자는 “페스트가 원인에서 배제됐다면 실제 사망 원인은 무엇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WHO는 러시아 측으로부터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해 자체적인 위험 평가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미국에서는 러시아의 생물무기 프로그램 유지 가능성에 대한 정보당국의 평가와 맞물려 이번 사건을 주시하고 있다. 다만 미국 정보당국은 시필로바가 근무한 연구소에서 생물무기 연구가 이뤄졌다는 징후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정보 공개가 부족하다는 이유만으로 이번 사망 사건을 생물무기 연구나 병원체 유출과 연결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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