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공산국가’ 쿠바 향해 “점령할 영광 누릴 것”

문경근 기자
입력 2026 03 17 15:46
수정 2026 03 17 15:46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압박으로 에너지난을 겪고 있는 쿠바에게 문제 해결의 대가로 대통령이 물러나야 한다고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쿠바를 차지하는 영광을 누리게 될 것”이라며 쿠바에 대한 ‘욕심’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간) 미국과 쿠바 간 대화 내용을 잘 아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정부가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의 사퇴를 협상 진전의 조건으로 걸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디아스카넬 대통령이 집권하는 한 쿠바와는 어떤 합의도 할 수 없다고 압박했다는 설명이다.
또 미국은 사회주의 혁명을 일으킨 피델 카스트로의 이념을 고수하고 있는 일부 고위급 관료들의 퇴진과 정치범 석방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미국의 이런 요구가 상징적인 인물은 축출하면서도 공산정권은 그대로 남겨두는 조치로, 정권교체보다는 정권의 순응을 강요해온 트럼프 정부의 대외정책 기조와도 일치한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도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축출했지만, 부통령이었던 델시 로드리게스를 임시 대통령으로 내세웠다. 이런 요구를 통해 쿠바 대통령을 몰아내더라도 대외적으로 ‘미국이 좌파 정권 지도자를 무너뜨렸다’고 과시할 수 있는 상징성은 있겠지만, 완전한 정치변혁을 원하는 미국 내 쿠바 망명자와 쿠바계 의원들을 설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한 이후 쿠바를 다음 표적으로 삼아 고강도 압박을 가해왔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산 석유의 쿠바 수출을 봉쇄하고 멕시코 등에도 석유 거래를 끊으라고 압박하면서 전례 없는 에너지난을 겪고 있는 쿠바는 지난 13일 사태 해결을 위해 미국과 대화에 나섰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나는 그곳(쿠바)에서 내가 원하는 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쿠바를 점령하는 영광을 누리겠다”며 군사적인 조치를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면서 “해방하든, 점령하든 나는 그곳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진실을 말하자면 쿠바는 지금 매우 약해진 국가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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