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내고 ‘미세 플라스틱’ 대량 마셨다?…테이크아웃 커피컵의 불편한 진실

김성은 기자
입력 2026 09 06 14:45
수정 2026 09 06 14:55
일회용 테이크아웃 컵에 뜨거운 음료를 담으면 수백만 개의 미세 플라스틱과 나노 플라스틱이 용출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많은 사람이 즐겨 마시는 테이크아웃 커피가 미세 플라스틱의 주요 노출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제학술지 ‘미국화학회(ACS) 식품과학기술 저널’에 최근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일회용 테이크아웃 종이컵에 뜨거운 물을 부어 분석한 결과 실험에 사용된 컵 모두에서 다량의 미세 플라스틱 입자가 검출됐다.
미세 플라스틱은 지름이 1㎛에서 5㎜ 사이인 작은 플라스틱 조각을 말한다. 나노 플라스틱은 이보다 훨씬 작다.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약 100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러한 미세 플라스틱은 이미 지구 생태계 전반은 물론 사람의 몸속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크기가 매우 작아 장과 폐, 피부의 방어막을 통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체내로 들어온 뒤에는 온몸을 돌아다니다가 각종 장기에 축적된다. 그중에서도 먹고 마시는 음식과 음료를 통해 삼키는 양이 미세 플라스틱 유입 경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회용 테이크아웃 컵은 물이 새는 것을 막기 위해 안쪽에 얇은 플라스틱 코팅을 입힌다. 연구진은 이 코팅층이 미세 플라스틱의 오염원이 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실험을 진행했다. 플라스틱으로 코팅된 종이컵에 뜨거운 물을 부은 뒤 잠시 놓아두었다가 해당 물을 분석했다.
실험에서는 석유 기반 소재인 폴리에틸렌(PE) 코팅 컵과 생분해성 소재인 폴리락트산(PLA) 코팅 컵 두 가지를 비교했다.
그 결과 PE 코팅 컵에 담아둔 물에서는 1㎖당 270만 개의 플라스틱 입자가 검출됐다. 반면 PLA 코팅 컵에 담긴 물에서는 1㎖당 430만 개의 입자가 나왔다.
특히 PLA 코팅 컵에서 나온 입자는 크기가 더 컸다. 전체 질량으로 환산하면 PE 코팅 컵보다 12배나 많은 양이었다. 흔히 생분해성 컵이 더 친환경적일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PLA 코팅 컵이 PE 코팅 컵보다 미세 플라스틱을 배출량이 더 많았던 것이다.
공동 저자인 호주 퀸즐랜드대학교 엘비스 오코포 박사는 “종이컵 사용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거나 PLA 소재 자체가 무조건 위험하다는 뜻은 아니다”라면서도 “미세 플라스틱 입자가 인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 화학 물질이 애초에 인체 섭취를 고려해 만들어진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당국이 일회용 용기의 안전 기준을 강화하고 제품 경고 표시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코포 박사는 “특히 뜨거운 음료용 용기라면 나노 플라스틱 방출 여부를 식품 접촉 소재의 안전성 평가 항목에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라며 “제조업체 역시 뜨거운 액체에 닿았을 때 플라스틱 입자 방출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코팅재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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