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앞두고 냉동배아 이식하겠다는 아내…아기 책임져야 하나요”[사연잇슈]

시험관 시술로 만든 냉동배아 3개
아내 “이혼 후 혼자 키우겠다” 주장
남편 “아이 낳아도 책임 없나” 조언 구해

이혼 상담 이미지. 아이클릭아트


이혼을 앞두고 아내가 냉동 배아를 이식해 홀로 책임지겠다는 의사를 밝혀 고민이라는 남편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달 31일 ‘양나래 변호사’ 유튜브에는 ‘이혼 후에도 냉동 배아 이식, 남편 동의 필요할까?’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양나래 변호사는 “결혼 3년 차 남편 A씨의 사연”이라며 “부부 사이에 자녀는 없었고 1년 반 동안 시험관 시술을 하며 적극적으로 2세를 갖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양 변호사에 따르면 A씨 부부는 자연 임신이 어려울 것 같다는 판정을 받고 시험관 시술을 시도했다. 양 변호사는 “그 과정이 아프고 힘들다. 호르몬 주사도 맞으니 외모도 변하고 예민해진다”면서 “A씨 부부도 시술을 진행하는 내내 고통의 연속이었고 날 선 대화만 하다가 ‘아이가 생긴다고 해도 행복해질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려 이혼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결혼 기간이 짧고 두 사람이 가져온 게 명확했기 때문에 재산 분할 과정은 수월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문제는 시험관 시술을 통해 배양된 냉동 배아였다. A씨의 아내는 “이혼해도 냉동 배아 3개 있는 것 이식하겠다”고 주장했고 A씨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반대했다.

A씨의 아내는 “이번에 난자 채취가 굉장히 어렵게 됐고 앞으로 난자 채취가 더 잘 된다는 보장이 없다더라. 내가 아이를 영영 가지지 못하게 될 수도 있는데 냉동 배아를 그냥 버릴 수 없다”면서 “냉동 배아를 이식해서 임신돼도 내가 혼자 알아서 출산하고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A씨는 “나는 원치 않는데 이혼 상태에서 아이가 생기면 ‘아이가 내 발목 잡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이 상황에 이혼을 하면 냉동 배아 처분권은 어떻게 되는 거냐. 이혼한 후에 아내가 정말 자기 마음대로 이식을 할 수 있는 거냐”고 물었다.

또한 “아내가 동의 없이 이식을 해서 정말 아이를 출산할 경우 아빠로서 의무를 다해야 하냐”고 조언을 구했다.

양나래 변호사 “배아 이식 동의 철회 명확히 해야”
“철회 없이 출산 시 동의 간주…친부 의무 다해야”
양나래 변호사. 유튜브 채널 ‘양나래 변호사’ 캡처


이에 양 변호사는 “상호 동의가 됐으면 이혼 후에 냉동 배아를 이식하는 것은 문제가 없는데 지금 A씨가 원치 않는 것이 문제”라고 짚었다.

그는 “냉동 배아를 만들 때는 서로의 동의가 있었다. 그런데 이식하기 직전에 한쪽의 의사가 바뀐 것”이라면서 “생명윤리법에 따르면 정자, 난자를 채취할 때 양측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이식을 할 때에도 역시 양측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술 과정에서 이식할 때마다 동의를 구하지 않고 한 번 동의하면 이후 동의한 것으로 간주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더 이상 이식을 원치 않을 경우에는 ‘저는 배아 이식 동의했던 것을 철회한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실제 판례를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한 부부가 동의해서 배아를 만들고 1차 이식을 할 때 아내가 남편의 동의 서명을 대신해 이식을 했다. 그러나 임신은 안 됐고 두 사람은 이혼을 하기로 했다. 이후 아내는 이혼에는 동의하지만 아이는 갖고 싶다면서 남편에게 따로 얘기하지 않고 남아 있던 배아를 이식했다. 1차 이식 때처럼 남편 대신 동의 서명을 했다.

양 변호사는 “그런데 실제 임신이 됐고 남편이 분노해서 ‘왜 내 의사를 확인하지 않고 이식해서 나한테 이런 손해를 일으켰냐’며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법원은 남편이 이전에도 아내가 대리 서명해서 이식에 동의했던 적이 있고 명시적으로 병원에 ‘이식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동의 철회 의사를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병원 입장에서는 2차 이식을 할 때 동의가 있었던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며 병원의 잘못이 없다고 판결했다”고 전했다.

양 변호사는 A씨를 향해 “아이를 원치 않는다면 지금 빨리 병원에 ‘더 이상 이식을 동의하지 않는다’고 명백하게 전달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이런 절차가 없이 아내가 이식을 해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할 경우 아이의 생부·친부는 당연히 A씨고, 원치 않는데 태어났다고 하더라도 양육비 지급부터 사망 시 재산 상속까지 아빠로서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이식을 하고 출산하는 것은 이기심이다. 아기가 태어날 때부터 아빠가 없는 것이다. 아이가 원치 않을 수도 있다”면서 “아내 분이 현명한 선택을 했으면 좋겠다”고 씁쓸함을 표했다.

이시영 인스타그램 캡처


한편 앞서 배우 이시영이 이혼 후 전 남편과의 냉동 배아를 이식해 지난해 11월 둘째를 출산한 바 있다.

이시영의 전 남편은 이식 시술에는 동의하지 않았지만 아빠로서 책임은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법적 분쟁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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