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韓·브라질의 민항기 협력

서동철 기자
입력 2026 07 30 00:33
수정 2026 07 30 02:21
브라질 발명가 아우베르투 산투스두몽(1873~1932)은 세계 항공 산업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우리는 라이트 형제가 1903년 동력을 이용해 띄운 ‘플라이어 1호’가 최초의 비행기라고 알고 있다. 당시 라이트 형제의 비행기는 레일 위에서 가속도를 얻는 방식으로 이륙했다. 그런데 산투스두몽의 ‘14-bis’는 1906년 활주로를 달려 날아올랐다. ‘14-bis’를 ‘최초의 본격적인 비행기’라고도 부르는 이유다.
산투스두몽은 브라질의 국가적 영웅이다. 일찍이 1936년 개항한 리우데자네이루의 산투스두몽 공항도 그를 기념한다. 비행기가 내리면 도심지를 지나는 활주로 끝의 구아나바라만 바닷가에 멈춘다. 공항에선 리우데자네이루의 상징인 코르코바두산의 예수상도 눈에 들어온다.
프랑스에서 활동한 산투스두몽이 세상을 떠난 뒤 브라질 국내에서 항공 산업이 본격화한 것은 1940년대다. 정부는 항공기 제조국을 목표로 항공기술센터(CTA)와 항공기술대학(ITA)을 잇따라 설립한다. 상파울루주 상조제두스캄푸스는 오늘날 연구 기관과 기업이 모인 브라질의 ‘항공 실리콘밸리’가 됐다.
브라질을 현대적인 항공 강국으로 만든 엠브라에르는 1969년 출범했다. 보잉이나 에어버스가 외면한 70~150석 여객기 시장을 노렸다. 중소 도시에 자주 띄워 승객 편의를 높이고 경제성 있는 기체로 항공사 비용을 크게 줄인 ‘E-Jet’는 크게 히트했다. 엠브라에르는 수송기 C390도 생산한다. 한국 공군은 미국의 C130을 대체하는 차세대 수송기로 C390의 개량형 KC390 밀레니얼을 들여오고 있다.
브라질을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과 브라질의 차세대 민항기 공동개발에 대한 희망을 피력했다. 두 나라가 글로벌 시장을 주도할 항공 협력의 중요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첨단 전자·통신 기술과 브라질의 항공기 설계 및 제작 기술이 협업해 거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서동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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