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는 매춘부’ 발언 경희대 교수, 피해자 모욕”…이용수 할머니의 호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14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인근에서 열린 제1600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6.14 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14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인근에서 열린 제1600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6.14 연합뉴스](https://img.seoul.co.kr//img/upload/2023/06/14/SSC_20230614143641.jpg)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용수 할머니는 지난 15일 최정식 경희대 철학과 교수를 “강력하게 처벌해달라”는 자필 진술서를 서울 동대문경찰서에 보냈다.
진술서에 따르면 이용수 할머니는 ‘위안부는 매춘부’라는 취지의 최 교수 발언에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이라며 “저를 포함해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모욕한 명예훼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최 교수를 “교수 자격이 없는 자”라고 지적하며 “강력한 처벌을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경희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사무총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용수 할머니가 최근 언론 보도를 보고 최 교수의 발언 내용을 알게 됐다”며 “경찰 쪽에서 ‘피해자 진술이 필요하다’는 연락이 왔다고 전하자 ‘당연히 써야지’라고 했다”고 말했다.
한 사무총장은 “정의연은 역사부정이 학문의 이름을 빌려 대학 강의까지 번지고는 있는 것에 심각하게 우려한다”며 “법적 처벌 이전에 대학 인사위원회 등에서 윤리적·사회적 기준에 따라 강력한 제재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희대 철학과 동문회가 1일 오전 9시쯤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서울캠퍼스 정문에서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 부인 발언을 한 최정식 교수의 파면 촉구 시위를 하고 있다. 2023.11.1 연합뉴스 경희대 철학과 동문회가 1일 오전 9시쯤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서울캠퍼스 정문에서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 부인 발언을 한 최정식 교수의 파면 촉구 시위를 하고 있다. 2023.11.1 연합뉴스](https://img.seoul.co.kr//img/upload/2023/11/08/SSC_20231108084742.jpg)
당시 철학과 학생회와 동문회가 반발하자 경희대는 운영위원회를 열었다. 이후 최 교수가 문제가 된 발언을 철회하겠다고 밝히면서 사태는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최 교수가 올해 1학기 같은 강의에서 재차 유사한 주장을 펼쳤다는 사실이 경희대 대학신문 ‘대학주보’ 등을 통해 다시 알려졌다. 이에 철학과 재학생과 동문회는 학교 측에 최 교수에 대한 징계를 촉구했다.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확보한 3월 9일 강의 녹취록에 따르면 최 교수는 강의 도중 “위안부는 모집에 (응해) 자발적으로 갔다”, “일본군 따라가서 거기서 매춘 행위한 사람들”이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민위는 지난 9월 허위 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최 교수를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최 교수는 같은 달 26일 대자보를 통해 “위안부들이 모두 공창으로 매춘했다는 주장을 한 적이 없다”면서도 “(일본 위안부 모집책의) 꾐에 빠져 매춘의 길로 갔다는 것과 강제로 납치됐다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고 밝혔다.
경희대는 조만간 인사위원회를 열고 최 교수에 대한 징계 여부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도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최 교수를 명예훼손 등 혐의로 잇달아 고소·고발한 건을 두고 최 교수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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