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 돈을 전부…” 경찰차 탄 노인, 일부러 ‘다’ 두고 내린 이유

입력 2024 05 28 13:52|업데이트 2024 05 28 13:52
지갑을 분실한 80대 노인이 경찰에게 도움을 받은 뒤 감사를 전하기 위해 몰래 경찰차 뒷좌석에 지갑 속 현금을 두고 내렸다. 사진은 경찰차 뒷좌석에 탑승한 노인의 모습. 경찰청 유튜브 캡처
지갑을 분실한 80대 노인이 경찰에게 도움을 받은 뒤 감사를 전하기 위해 몰래 경찰차 뒷좌석에 지갑 속 현금을 두고 내렸다. 사진은 경찰차 뒷좌석에 탑승한 노인의 모습. 경찰청 유튜브 캡처
지갑을 분실한 노인이 경찰에게 도움을 받은 뒤 몰래 고마운 마음을 표하고 간 사연이 공개돼 감동을 주고 있다.

28일 대전 서부경찰서 구봉지구대에 따르면 최근 80대 노인이 “택시에 지갑과 신분증을 놓고 내렸다”며 지구대를 찾았다.

자초지종을 들은 경찰은 카드회사에 연락해 즉시 확인에 나섰고, 약 3㎞ 떨어진 지구대에 지갑이 습득물로 접수된 사실을 파악했다.

경찰은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경찰차에 태우고 해당 지구대에 방문해 무사히 지갑을 찾아줬다. 노인을 집까지 데려다주기도 했다.

이후 지구대로 복귀한 경찰은 노인이 타고 있던 경찰차 뒷좌석에서 현금을 발견했다. 알고 보니 노인이 경찰에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 일부러 두고 내린 것이었다.

경찰이 공개한 경찰차 내부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노인은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지갑을 꺼내더니 지갑 속 현금을 모두 뒷좌석에 내려놓았다.

경찰은 발견한 현금을 다시 돌려주기 위해 노인에게 전화했다. 그러나 노인은 “(지갑을) 찾아준 것도 고마운 일인데, 바쁜 와중에도 다른 지구대까지 태워다주고 다시 집 근처까지 태워다줘 고맙다”며 돈 돌려받기를 극구 사양했다.

노인이 돈을 찾아가지 않자 결국 경찰은 다음 날 저녁 직접 노인의 자택에 방문해 정중히 현금을 돌려줬다.

경찰은 “어르신의 섬세한 마음이 저희에게는 무엇보다 큰 선물”이라고 전했다.

윤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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