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들 샤워하고 빨래” 인천공항 난리 났는데…인권단체 “공공기관 책무”

김민지 기자
입력 2026 08 10 06:37
수정 2026 08 10 06:37
극심한 폭염이 이어지면서 일부 노숙인들이 더위를 피해 인천공항으로 몰려들고 있다. 이들이 공항에서 장기 체류하면서 공공시설을 사유화해 이용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가운데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노숙인 퇴거 조치에 나섰다. 노숙인 인권 단체는 “공공기관의 책무를 다하라”며 즉각 반발했다.
지난달 9일 채널A는 최근 인천공항을 찾아 노숙인들의 장기 체류 실태를 담은 영상을 보도했다.
영상을 보면 여객터미널 곳곳에 자리 잡은 노숙인들은 한 달 이상 머물며 여객용 의자에 이불을 편 채 생활하고 있었다. 이들은 공항 내 콘센트를 독점하거나 TV를 시청했다.
쓰레기통에 버려진 음식을 꺼내 먹거나 흡연장에서 이용객들에게 담배를 얻어 피우는 사람도 있었다.
특히 일부 노숙인은 공항 이용객을 향해 이유 없이 욕설을 퍼붓거나, 공용 개수대에 입을 대고 물을 마시는 행동을 보였다. 청소를 마친 화장실 바닥에 소변을 누는가 하면 소변이 묻은 옷차림으로 공항 의자에 그대로 앉기도 했다.
이로 인한 환경미화원들의 고충은 심각했다. 한 환경미화원은 “장애인 화장실에서 옷 벗고 샤워하고, 휴지도 다 뽑아 쓴다. 머리카락하고 (화장실을) 물바다로 해 놓는다”라면서 “청소하는 부분들이 고객을 위한 게 아니라 노숙자를 위한 청소를 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결국 인천공항공사는 지난달 30일 인천공항 노숙인들의 물건에 퇴거명령서를 부착했다.
9일 노숙인 인권 단체 ‘홈리스행동’에 따르면 퇴거명령서에는 “즉시 노숙을 중단하고 여객터미널 밖으로 퇴거하라”며 “퇴거 요청에 불응할 경우 공항시설법에 따라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고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적혔다.
현재 인천공항에서 지내는 노숙인들의 인원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으나, 퇴거 조치에 압박을 느낀 일부 노숙인은 홈리스행동을 통해 긴급 주거 지원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주장욱 홈리스행동 상임활동가는 “인천공항공사는 졸속으로 추진한 퇴거 조치를 중단하고 공공기관의 책무를 다해야 한다”며 “거리 노숙인을 위한 지원체계 구축을 사실상 방치한 인천시도 지원체계 구축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홈리스행동은 오는 12일 인천공항에서 퇴거 조치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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