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인 대항력 ‘전입 신고 시’로 당긴다…전세사기 방지 대책 발표

조중헌 기자
입력 2026 03 10 17:07
수정 2026 03 10 17:07
다가구주택 위험도 분석 시스템 개발
공인중개사 설명 의무·책임 강화도
앞으로는 임차인의 전입신고일 당일 임대인이 은행 대출을 받아 선순위 근저당을 설정하는 행위가 차단된다. 또 전세 계약을 앞둔 예비 임차인이 해당 건물에 먼저 전입한 세대의 선순위 보증금 등 권리 정보를 쉽게 확인해 전세사기를 피하도록 돕는 체계가 마련된다.
국토교통부, 법무부,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는 이런 위험 정보를 전세 계약 체결 전 통합 제공하는 내용을 담은 전세사기 방지 대책을 10일 발표했다.
국토부는 “임차인과 임대인 간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고 전세 거래 환경을 투명하게 개선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사후 구제’ 중심이었던 정책 기조를 ‘선제적 예방’으로 전환해 전세 사기를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먼저 임대인이 근저당과 임차인 대항력 효력 발생 간 시차를 악용해 은행 대출을 받는 행위를 차단하기로 했다.
현행 법규상 근저당은 접수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 반면 세입자의 전입신고에 따른 대항력은 접수 다음 날 0시에 효력이 시작된다. 이에 일부 임대인이 이런 시차를 악용해 임차인 대항력 발생 직전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례가 발생했다. 이 경우 건물이 경매 등에 넘어가면 해당 대출은 선순위채권이 돼 세입자 보증금은 변제 후순위로 밀리게 된다.
정부는 임대인의 이런 편법을 차단하고자 이사를 마친 임차인의 ‘전입신고 처리 시’로 대항력 효력 발생 시점을 당기는 내용을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이달 중 국회를 통과하도록 총력 대응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은행이 임대인에게 대출하기 전 확정일자와 전입세대 정보 등을 실시간 확인해 임대인의 중복 대출 등을 방지할 수 있도록 금융시스템 연계도 추진한다.
정부는 또 전세사기에 노출되기 쉬운 다가구주택의 계약 위험도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올해 8월까지 구축하기로 했다. 부처별로 산재한 등기, 확정일자, 전입세대, 세금 체납 등 여러 정보를 연계해 선순위 권리 정보를 분석하고 전체 규모를 산정한 뒤 위험도를 진단해 예비 임차인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그간 예비 임차인이 다가구주택의 확정일자, 전입세대 확인서, 임대인의 세금 체납 정보 등 선순위 권리 정보를 얻으려면 계약 전 임대인 동의를 받아 여러 관공서를 방문해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했던 것을 해결하겠다는 취지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운영하는 ‘안심전세 앱’도 고도화해 서비스 대상에 다가구주택을 추가하고, 임대인 동의가 필요한 정보는 동의를 거치는 방식으로 확보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전세 계약을 중개하는 공인중개사의 설명 의무와 책임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전세사기는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의 재산과 희망을 한 순간에 앗아가는 중대한 범죄이며 사회적 재난”이라며 “정보 비대칭 등 전세 계약의 구조적 취약성을 개선할 수 있도록 정부 역량을 총동원해 예비 임차인이 안심하고 계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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