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지기 전 과자 외상…애들 먹이고 떠났나” 아빠와 자녀 넷, 숨진 채 발견

김민지 기자
입력 2026 03 19 13:21
수정 2026 03 19 13:21
울산 울주군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30대 남성과 미성년 자녀 4명이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사망 전 교육 당국과 경찰을 통해 이미 위험 신호가 포착됐던 것으로 드러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19일 울산 울주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 48분쯤 울주군의 한 빌라 안방에서 30대 남성 A씨와 미성년 자녀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자녀 중 1명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B양으로 확인됐고, 나머지 3명은 미취학 연령이었다.
B양의 담임교사가 “아이가 사흘째 학교에 오지 않는다”며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울주군청과 함께 자택을 확인하던 중 안방에서 숨져 있는 일가족을 발견했다. 현장에서는 생활고와 양육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내용의 유서가 함께 발견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와 사인 등을 토대로, A씨가 홀로 4남매를 양육하며 겪은 생활고를 비관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한다.
A씨 가정에는 지난해부터 복지 지원이 이뤄졌던 것으로 파악됐다.
울주군에 따르면 해당 가정에는 지난해 2~4월 긴급복지 지원이 이뤄졌다. 생계지원비로 매월 211만 8650원이 지급됐고, 주거지원비 50만원도 함께 지원됐다.
또 부모수당과 아동수당 등 월 140만원 규모의 양육 관련 지원금이 매월 지급됐다. 생필품 등 별도 물품 지원도 총 8차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울주군청은 해당 가구가 기초생활수급자 신청 대상 요건을 충족한다고 판단해 신청을 안내했으나, 당사자가 이를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번 사건은 사전에 112 신고까지 접수됐다.
경찰에 따르면 첫 신고는 지난 1월 5일이었다. B양의 담임교사가 “아이가 가입학식(예비소집)에 오지 않고 보호자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신고했고, 당시 경찰이 주거지를 방문했으나 학대 정황이 없다고 판단해 사건을 종결했다. 연락 두절은 학교 측의 연락처 입력 오류로 결론 났다.
두 번째 신고는 지난 6일이었다. 담임교사가 다시 “아이가 나흘째 무단결석 중이고 아동 방임이 의심된다”고 신고한 것이다.
경찰과 울주군청 학대 전담 공무원이 함께 현장을 확인했지만, 아이들의 몸에 외상 등 학대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당시 경찰은 A씨가 양육의 어려움과 생활고를 호소하자 복지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지자체에 관련 내용을 연계했다고 설명했다.
소식을 접한 A씨의 이웃들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뉴스1에 따르면 인근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이웃 C씨는 “A씨가 올 때마다 아이들 먹거리를 사 갔고 아이들 차림새도 늘 깔끔했다”고 말했다.
이어 “A씨가 사망하기 전 17만원어치 음식과 과자를 외상으로 가져갔다. 그것을 아이들에게 먹이고 떠난 것 같아 가슴이 찢어진다”며 “더 챙겨줄 걸 그랬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다른 이웃 D씨는 “막내가 집 밖으로 나온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며 “태양도 못 보고 저세상으로 간 걸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지듯이 아프다”고 안타까워했다.
경찰 관계자는 “부검과 함께 주변인 조사 등을 통해 구체적인 사망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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