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80주년 한국노총 “과오 사과”…“AI 시대 노동 보호체계 구축할 것”
김임훈 기자
입력 2026 03 10 17:50
수정 2026 03 10 17:50
‘노란봉투법’ 시행 맞춰 조직 확대 선언
이재명 대통령 “선진적 노사 관계 시발점”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창립 80주년을 맞아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른 노동권 보호 체계 구축을 핵심 과제로 내걸었다. 또한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의 행보에 대해 공식 사과하며 조직 혁신 의지를 피력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10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5층 웨딩여율리에서 열린 ‘창립 80주년 기념식’에서 AI 기술 발달에 따른 산업 구조 조정 대응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김 위원장은 “우려하는 것은 AI 도입 자체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노동자가 배제되는 구조”라며 “AI 시대의 고용 안전망은 단순한 실업 대책이 아니라 일이 바뀌는 과정에서 노동자를 지키는 제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술 도입 시 고용 영향을 점검하고 노동자와 협의하는 절차를 제도화할 것을 정부와 경영계에 요구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는 실업 대책을 넘어 산업 변화에 따른 직무 이동을 지원하는 ‘전환형 안전망’ 구축과 소득 공백 완화를 위한 사회안전망 강화를 제안했다.
한국노총의 과거 과오에 대한 입장 표명도 있었다. 김 위원장은 “한국노총 80년 역사의 절반 이상은 독재 체제 아래 있었고 유신 체제와 호헌을 지지하기도 했다. 소위 ‘어용노조’라는 이미지를 얻게 된 이유”라며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과오에 대해서는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영상 축사를 통해 “3월 10일은 노동계의 숙원이었던 노조법 2조와 3조, 이른바 ‘노란봉투법’이 정식으로 시행되는 참으로 뜻깊은 날”이라며 “하청 노동자들이 실질적인 사용자와 대화하고 교섭할 수 있는 법적 토대가 마련됐고, 이는 갈등과 대립보다는 대화와 타협이 우선되는 선진적 노사 관계의 새로운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여야 지도부 등 정관계 인사 300여명이 참석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축사를 통해 “기술이 변해도 노동 존중은 변하지 말아야 하며, 사회 발전의 과실을 노동자가 함께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노동개혁 추진 과정에서 노동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못했던 당의 반성을 담은 것”이라며 “세심하게 목소리를 듣겠다”고 밝혔다.
축사 과정에서 여야의 대치 국면을 겨냥한 뼈 있는 농담이 오가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축사 중 장 대표를 바라보며 “야당 대표는 그래도 할 수 없다. 싸울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라 발언했다. 이에 참석자들은 웃음으로 화답하며 경색된 정국 속에서도 유연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아울러 한국노총은 이날 ‘200만 조직화 사업단’ 선포식을 열고 ‘노란봉투법’ 개정 시행에 맞춘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사업단은 하청 노동자의 노조 설립과 권리 보장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특히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와 프리랜서, 소규모 사업장 등 그간 노동법의 보호에서 소외됐던 이들의 ‘노조 할 권리’가 현장에 안착하도록 실질적인 지원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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