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가면 기름값 싸다더니…서울 197원 오를때 대구는 265원↑
대구 버스·철도 비율 19.1%뿐
서울(36.7%)보다 낮아 유가↑
경유는 상승폭·지역 편차 더 커
유가, 이란 공습 이후 첫 하락도
대구에 사는 이지홍(26)씨는 평소 외근이 잦은 터라 최근 기름값이 폭등하자 직장 동료들과 저렴한 주유소 위치를 찾아 수시로 공유하고 있다. 그런데 이씨는 “서울 등 다른 지역 친구들과 이야기하다 보니 대구 기름값이 유독 많이 올랐더라”고 말했다.
중동 전쟁 여파로 전국 주유소 기름값이 ℓ당 평균 1900원을 넘어선 가운데 유가 상승폭이 지역마다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구의 경우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11일 유가 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미국·이란 공습이 시작된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214.1원(상승률 12.6%) 올랐다. 같은 기간 전남은 165.1원(9.7%), 서울은 196.7원(11.2%) 오른 반면 대구는 265.3원(16.0%) 급등했다.
대구에서 승용차에 주로 주유하는 휘발유 가격 상승세가 특히 가파른 이유는 대중교통 이용률이 상대적으로 낮고, 자차 이용률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2023년 대구의 일평균 통행 가운데 버스·철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19.1%로, 서울(36.7%)과 부산(23.4%)보다 낮은 수준이다. 장태훈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실 박사는 “대구는 도시철도가 있지만 자가용 이용 비중이 높아 이러한 수요가 가격 상승을 자극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대구의 기름값이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낮았던 점도 이번 상승폭을 키운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난달 28일 기준 대구의 ℓ당 휘발유 가격은 1656.0원으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낮았고, 전국 평균(1692.9원)보다 36.9원 저렴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가격 경쟁 등으로 그동안 가격을 충분히 올리지 못했던 주유소들이 전쟁 이후 선제적으로 가격을 인상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보다 경기 지역의 유가 상승세가 더 가파른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서울 휘발유 가격이 ℓ당 196.7원 오른 열흘 동안 경기는 223.2원 상승했다. 두 지역의 ℓ당 가격 격차는 58.2원에서 31.7원으로 좁혀졌다.
경유 가격은 휘발유보다 상승폭이 더 크고 지역 간 차이도 두드러졌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이 ℓ당 333.8원(20.9%) 오르는 동안 대구(387.2원·24.9%)와 울산(383.9원·24.4%)은 더 빠르게 올랐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산업단지가 밀집한 울산 등은 화물차의 경유 수요가 많다”며 “운송 일정에 맞춰야 하는 화물차는 가격이 올라도 기름을 줄이기 어려워 단기간에 가격이 높게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 유가가 80달러대로 떨어진 가운데 전국 평균 소비자 유가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처음으로 하락세로 전환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1906.4원으로 0.5원 내렸고, 경유도 1930.7원으로 전날보다 0.9원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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