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와 경우의 수는 처음이지?”…美 야구 탈락 위기

류재민 기자
입력 2026 03 11 18:08
수정 2026 03 11 18:10
조별리그에서 이탈리아에 6-8 패배
한국처럼 ‘경우의 수’ 이겨내야 8강
데로사 감독 “착각했다 떨어질 수도”
지구를 넘어 우주까지 제패할 것처럼 자신만만했던 미국 야구대표팀이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조별리그에서 탈락할 위기에 놓였다. 9년 만의 대회 우승을 노렸지만 당장은 한국처럼 ‘경우의 수’ 바늘구멍부터 뚫어야 하는 처지다.
미국은 11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다이킨 파크에서 열린 WBC B조 조별리그 4차전에서 이탈리아에 6-8로 졌다. 2회초 미국 선발 놀런 린이 카일 틸에게 솔로포, 샘 안토나치에게 투런포를 허용하고 0-3으로 끌려가더니 4회초에는 라이언 야브로가 잭 카글리아노네에게 2점포를 맞으며 0-5까지 점수가 벌어졌다. 6회초에는 수비 실책과 희생플라이, 폭투로 3점을 더 내줘 점수는 0-8이 됐다.
그나마 뒷심을 발휘하면서 6회말 거너 헨더슨의 솔로포, 7회말 피트 크로암스트롱의 3점 홈런, 8회 로먼 앤서니의 적시타로 5점을 따라갔다. 9회 크로암스트롱의 솔로포가 이어져 분위기를 띄웠지만 거기까지였다.
이로써 미국은 3승1패로 본선 1라운드를 마쳤다. 다른 조였다면 거뜬히 본선 2라운드(8강)에 진출할 수 있는 성적이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B조는 이탈리아가 3전 전승으로 1위, 미국이 2위, 2승1패의 멕시코가 3위다.
12일 같은 장소에서 이탈리아와 멕시코의 맞대결이 열리는데 이 경기 결과에 따라서 미국이 떨어질 수도 있다. 만약 멕시코가 승리할 경우 세 팀이 나란히 3승1패가 된다. 이 경우 한국과 호주, 대만처럼 최소실점률로 순위를 따져야 한다. 상대팀 간 경기에서 미국은 18이닝 동안 11점을 내줬다. 이탈리아는 미국에 9이닝 6실점, 멕시코는 미국에 8이닝 5실점한 상태다.
멕시코와 이탈리아전은 멕시코가 후공이라 9이닝 경기 기준으로 멕시코가 4점 이하로 득점하고 승리하면 멕시코가 진출하게 된다. 정규이닝 내에 4-3으로 멕시코가 승리한다고 가정하면 멕시코는 17이닝 8실점, 이탈리아는 17이닝 10실점을 한다. 이 경우 최소실점률을 계산하면 멕시코가 0.157, 이탈리아가 0.196, 미국이 0.204라서 미국이 탈락한다.
미국으로서는 경우의 수를 따질 것 없게 이탈리아가 승리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멕시코가 5-3으로 승리하면 최소실점률에서 이탈리아가 0.216으로 미국보다 뒤처지게 된다. 이탈리아로서도 이기는 게 최상이지만 그게 아니라면 4점까지만 점수를 내줘야 8강에 진출할 수 있다.
마크 데로사 미국 감독은 이탈리아전을 앞두고 “우리는 이미 8강 진출을 확정했지만, 묘하게도 이탈리아를 꼭 이기고 싶다. 대진 일정을 고려하면 중요한 경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탈리아에 패한 뒤에는 “실언했다. 경우의 수 계산을 완전히 착각했다”면서 “득점과 실점을 따져가며 계산해보면 우리가 탈락하는 상황도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C조에서 한국과 일본, D조에서 도미니카공화국과 베네수엘라가 8강을 확정한 가운데 A조에서는 이날 캐나다가 푸에르토리코를 3-2로 꺾었다. A조는 푸에르토리코가 3승1패로 8강 진출을 확정했고, 12일 캐나다와 쿠바 경기 승자가 조 2위로 8강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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