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표에 대기자 명단까지…그냥드림 사업장에서 무슨일

남인우 기자
입력 2026 03 12 13:54
수정 2026 03 12 14:09
청주, 충주 등 사람 몰려 북새통, 생필품 수령까지 보름 걸리기도
생필품을 긴급 지원하는 그냥드림 사업장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번호표까지 등장하는 등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12일 충북도에 따르면 그냥드림은 푸드마켓과 복지관 등에 마련된 사업장을 방문하는 주민들에게 별도 소득심사 없이 2만원 상당의 생필품 꾸러미를 지원하는 정부 사업이다.
첫 방문 시 이름과 주소, 연락처 등을 적기만 하면 생필품을 가져갈 수 있다. 2차 방문 때는 상담을 받아야 생필품을 수령할 수 있다. 3차부터는 읍면동 승인이 있어야 하는 등 이용이 제한된다. 이런 방식으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주민을 찾아 복지 서비스를 연계하는 게 사업의 목적이다. 지난해 12월 시작돼 시범 사업 중이다.
충북에는 청주, 충주, 괴산, 제천, 진천 등 5곳에서 그냥드림이 진행 중인데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로 곳곳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매주 화·수·목 3일 동안 그냥드림을 여는 청주시는 개점 1시간 전인 오전 9시부터 번호표를 나눠주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하루 지원 물량인 생필품 꾸러미 30개가 금방 사라진다.
청주시 관계자는 “오전에 물량이 모두 소진되고 있다”며 “방문했다가 꾸러미가 없어 발길을 돌리는 분들이 많다”고 전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 5일 동안 그냥드림을 진행하는 충주시는 하루 평균 100여명이 찾는 등 사람이 몰리자 대기자 명단을 동원하고 있다.
주민들은 대기자 명단에 이름과 연락처 등을 적고 귀가한 뒤 순서가 됐다는 연락이 오면 생필품을 받으러 온다. 대기자가 누적돼 생필품 수령까지 10~15일 정도 걸린다.
괴산군도 사정이 비슷하다. 주민들이 많이 몰리는 날에는 번호표를 활용한다.
이를 두고 시각이 엇갈린다.
그냥드림을 이용한 한 주민(54)은 “옷차림 등을 보면 그냥드림을 이용하지 않아도 될 사람들이 많이 오는 것 같다”며 “재미 삼아 오는 것 같은데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이들로 인해 제때 생필품을 지원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다.
이에 대해 지자체들은 사람들이 많이 와야 지원 대상 발굴도 늘어날 것이라며 무조건 나쁘게만 볼 게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괴산군 관계자는 “많은 분이 가져가면 사업 홍보에 큰 도움이 된다”며 “생필품을 가져가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해주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충북 지역에선 지난달 기준 그냥드림 사업을 통해 16명이 복지 서비스와 연계됐다.
충북도는 오는 5월에 옥천, 증평, 음성, 단양 등 4곳에서도 그냥드림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생필품 꾸러미는 즉석밥, 라면, 통조림 등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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