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열한 ‘음모’에서 대담한 ‘양모’로…100건 적발된 中의 대만 선거 범죄 ‘6대 공작 수법’ [밀리터리노트]

문경근 기자
입력 2026 10 23 22:17
수정 2026 10 23 22:17
대만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중국의 공작이 날로 대담해지고 있다. 대만 정보기관이 중국의 선거 개입과 관련해 무려 100건에 달하는 범죄 사건을 포착하고 칼을 빼 들었다. 과거 은밀하게 숨어들던 비열한 ‘음모’(몰래 꾸미는 짓)의 시대를 지나, 이제는 법과 제도의 허점을 파고들거나 폭력을 대놓고 동원하는 노골적인 ‘양모’(공공연한 책략)의 양상으로 진화했다는 분석이다.
수면 위로 드러난 中의 대만 선거 흔들기 ‘100건’
대만 정보기관인 국가안전국(NSB)의 차이밍옌 국장은 최근 입법원 외교국방위원회 업무보고에 앞서 중국의 선거 개입 관련 사건 약 100건을 파악해 면밀히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대만은 다가오는 11월 28일 지방선을 앞두고 있으며 정보당국은 선거 전까지 관련 증거 수집과 검찰 기소 절차를 완수하겠다는 방침이다.
차이 국장은 중국이 대만 사회를 교란하기 위해 총동원하고 있는 ‘6대 선거 개입 수법’을 다음과 같이 지목했다. 대표적으로 ▲불법 자금 지원(선거판 자금줄 흔들기) ▲관광 접대 및 저가 항공권 제공(유권자 매수성 회유) ▲허위 정보 유포(여론 조작 및 민심 분열) ▲지하 도박판 개설(선거 결과 베팅을 통한 영향력 행사) ▲사이버 침투(주요 기관과 SNS 해킹·교란) ▲국경을 초월한 직접 탄압 및 테러 등이 있다.
조폭과 흥신소 동원한 ‘교통사고 위장’ 테러까지
특히 최근 중국의 공작은 단순한 여론 조작이나 금품 살포를 넘어 실질적인 물리적 위해를 가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실제로 대만 신베이시 지방검찰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풍자한 현지 코미디언을 상대로 ‘교통사고’를 위장해 청부 테러를 가한 일당 5명을 형법상 중상해 미수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했다.
정보당국은 이들 행동책 뒤에는 중국의 지시와 자금을 받은 범죄 조직이 도사리고 있으며 현지 조력 네트워크의 상당수가 조폭이나 이들과 연계된 흥신소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음모’에서 ‘양모’로… 1996년 직선제 이후 최대 위기
대만 정부의 본토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 선유중 부주임위원 역시 좌담회에서 중국의 전술 변화를 강하게 경고했다. 그는 대만이 첫 총통 직선제를 실시한 1996년 이래, 중국이 구사해 온 대만 공략법이 근본적으로 변했다고 진단했다.
과거에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숨어 파고드는 비열한 ‘음모’가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대만 사회의 법률적 허점을 아슬아슬하게 비껴가거나 대놓고 압박하는 ‘양모’의 형태로 진화했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대만을 상대로 ‘당근과 채찍’을 병행해 온 중국이 대만 민주·법치 사회의 마지노선을 본격적으로 시험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만 정보당국은 피해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두는 한편, 배후에 도사린 범죄 네트워크와 자금줄을 완전히 뿌리 뽑겠다는 각오다. 민주주의의 축제여야 할 선거가 외부 세력의 검은 공작과 폭력으로 얼룩진 가운데, 대만 정부의 이번 총력 대응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 트윅, 무단 전채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