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 조정훈, 신 보수 꿈꾼다[주간 여의도 Who?]
박효준 기자
입력 2026 02 27 14:32
수정 2026 02 27 14:32
“청년은 ‘신(新) 보수’ 재건 핵심”
‘페북’말고 ‘인스타’로 청년 저격
인재영입위 3개월 마다하다 수락
“‘빽’ 없이 실력으로만 영입할 것”
“책임·윤리 있는 ‘보수 DNA’ 재건”
매주 금요일 [주간 여의도 Who?]가 온라인을 통해 독자를 찾아갑니다. 서울신문 정당팀이 ‘주간 여의도 인물’을 선정해 탐구합니다. 지난 일주일 국회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정치인의 말과 움직임을 다각도로 포착해 분석합니다.
“정치계 문화인 ‘추천으로 들어오는 인재 영입’은 공정하지 않아서 모든 이력서는 블라인드로 처리한다.”
조정훈(재선·서울 마포갑)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소위 ‘빽’없이 실력이 좋은 인재를 제대로 된 검증을 거쳐 뽑겠다고 했다. 매일 지원서가 50개씩 들어오는 걸 밤낮으로 일일이 검토하는 이유다.
조 의원은 지난 5일 인재영입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서도 나이와 출신 상관 없이 등용문을 넒게 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당초 조 의원은 장동혁 대표의 요청에도 위원장직을 마다하며 3개월 간 도망다녔다고 한다. 그러다 “당이 어려운데 너만 손에 땀과 흙을 안 묻히는 게 맞느냐”는 장 대표의 말에 막판에 가서야 수락했다.
장 대표는 임명식에서 조 의원에게 “젊고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유능한 인재들로 지방선거를 치르겠다는 강한 의지가 느껴진다”고 했다. 조 의원은 22대 총선을 앞두고 이철규 인재영입위원장 밑에서 인재영입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인재 영입을 통해 사라져가는 보수 DNA를 재건하겠다고 했다. 조 의원은 보수 정신의 첫째로 책임과 윤리의식을 꼽았다. 또한 ‘깃발은 진보에 있지만 현실은 보수에 있다’는 표현을 언급하며 “결국 실질적으로 변화를 이끌어 내는 건 보수”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청년을 ‘신(新)보수’ 세력이라 칭하며 당 재건의 핵심이라고 본다. 조 의원의 ‘청년 사랑’은 소셜미디어(SNS)에서도 드러난다. 다른 국회의원들의 주 소통 창구인 ‘페이스북’보다는 ‘인스타그램’을 국민과의 소통로로 적극 사용한다. 보좌진들과 함께 찍은 ‘릴스’(짧은 동영상)들도 재미 요소다. 조 의원은 “지하철을 탔을 때 청년들을 유심히 보니 인스타그램만 보길래, 인스타그램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인재영입위가 지난 25일 발표한 ‘영입 인재 1호’도 청년들이었다. 손정화(44) 삼화회계법인 이사와 ‘원전 전문가’인 정진우(40) 현대엔지니어링 에너지영업팀 책임매니저가 그 주인공. 조 의원은 27일 서울신문과 통화에서 “지방선거는 총선과는 달라서 기초의원부터 광역지방자치단체장까지 5000 자리가 있는데, 이번 선거를 새로운 보수 정치를 실현하고 싶은 젊은 인재들의 등용문으로 만들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보수의 책임’을 강조한 만큼 인재 영입 시에 검증도 꼼꼼하게 한다. 지원자의 SNS 검증은 필수, 몸담고 있는 회사와 업계에도 전화를 돌려가며 세평 조회까지 한다. 조 의원은 “업계는 정확해서 나쁜 소리가 나오면 절대 영입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매주 주민과 ‘우리동네 차 한잔’ 프로젝트
“상임위 때 지역구 볼 수 있는 사람은 나뿐”
‘대중 정치가’ 시민들과 스킨십도 꾸준히
2024년 22대 총선에서 조 의원은 당시 이지은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0.6%포인트 차로 꺾고 마포갑에 당선됐다. 서울 전략지인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중 하나를 차지한 조 의원은 지역에서 ‘우리동네 차 한잔’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조 의원은 “상임위 하면서 창문으로 자기 지역구를 볼 수 있는 사람은 대한민국에 나밖에 없을 것”이라며 “‘힘들 때 잠깐 왔다가’ 하는 주민들이 저기 있다는 생각에 든든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나가던 분이 조정훈 진짜 오냐, 얼굴 보고 몇 마디 하고싶다면서 들어오셔서 말씀을 하신 적이 있는데 그게 진짜다”라며 “마포는 젊고 매우 분주한 동네라서 주민 얘기 듣기가 어려운데, 주민 얘기를 듣다보면 통찰력을 얻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의도에 와서도 저들을 대표해야겠다. 지역 주민들의 생각을 따라가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든다”며 “여의도보다 마포가 더 좋다”고 말한 뒤 웃었다. 그는 ‘조정훈을 빌려드립니다’ 프로젝트까지 하며 시민들과 스킨십도 한다.
조 의원은 지난해 9월 국민의힘 서울시당위원장에 출마했으나 50표 차이로 배현진 의원에게 패배했다. 하지만 배 의원이 서울시당위원장 직무 정지될 위기에 놓이면서 별도의 역할이 맡겨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1972년생 조 의원은 서울 출신으로 상문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대학 3학년이던 1996년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했다.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국제개발행정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조 의원은 세계은행에 입사해 나이지리아를 시작으로 코소보, 알바니아, 벨라루스, 방글라데시, 인도 등에서 일하며 국제 경제 개발 전문가가 됐다.
조 의원은 지난 20대 총선을 앞둔 2016년 ‘국제경제 전문가’로 민주당에 입당하며 정치 인생의 막을 올렸다. 그러나 기대했던 비례대표 공천을 받지 못한 조 의원은 2020년 시대전환을 창당했다.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6번으로 당선된 조 의원은 당선 이후 ‘형식적 제명’으로 시대전환으로 복귀했다. 시대전환은 민주당과의 합당은 거부했다.
조 의원은 2021년 4월에 치러졌던 서울시장 보궐선거에도 출마했다. 조 의원은 공약으로 주 4일제를 제안하고 기본소득법을 발의해 이재명 대통령보다 먼저 ‘기본소득’을 언급한 의원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박영선 민주당 후보와 단일화를 했다.
2023년 12월, 22대 총선을 앞두고 시대전환이 국민의힘으로 흡수되면서 조 의원은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 됐다. 당적을 여러 번 바꾸게 되면서 ‘기회주의적 행태’라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는 현재 국회 교육위원회 야당 간사와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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