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 콘돔 비싸서 안 산다” 피임은 여자 몫…충격적인 북한 ‘性문화’ 수준

김민지 기자
입력 2026 09 18 13:56
수정 2026 09 18 13:56
평생 성교육은 받아본 적도 없으며, 남성이 잠자리를 원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피임은 여성이 알아서 해야 하고, 흙바닥에서 잠자리를 하기 때문에 ‘보자기’를 챙겨 다니는 것도 여자 몫이다. 성에 관한 이야기가 금기시되는 나라 ‘북한’에 사는 여성들의 삶이다.
BBC News 코리아는 지난 12일 ‘아무도 내게 원하냐 묻지 않았다…탈북 여성이 말하는 북한의 성과 사랑’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북한 여성들이 겪은 강압적인 연애와 성문화를 조명했다.
매체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학교나 사회에서 공식적인 성교육은 물론 피임 교육마저 제공하지 않는다.
한 탈북 여성은 “배란기가 뭔지 모른다. 손만 잡으면 임신일 줄 알았다”며 “20살까지 그렇게 알았다. 무지하다”고 말했다.
북한이탈주민에 대해 연구하는 전주람 서울시립대 교수는 BBC에 “북한 사회엔 ‘성욕’이라는 개념이 없다”며 “성욕뿐 아니라 ‘욕구’라는 개념 자체가 희미하다”고 전했다. 남성 중심의 성문화 속에서 여성들은 자신의 몸이 무엇을 원하는지 생각할 기회조차 없다는 것이다.
피임 역시 여성의 몫이다. 60대 탈북 여성은 “남성이 피임하는 경우는 잘 모른다. 무조건 여자가 했다”고 증언했다. 콘돔은 2010년대 들어 북한에서도 사용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20대 탈북 여성은 “콘돔을 숨겨놓고 팔긴 했지만 비쌌다. 콘돔 하나가 4명 밥값인데 남자들이 쓰겠느냐”고 했다.
북한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피임 방법은 자궁 내 삽입 기구인 이른바 ‘고리’였다. 탈북 여성들은 중국에서 들어온 고리를 장마당(시장)에서 구해 병원에서 삽입한다. 하혈이나 허리 통증 등 부작용을 겪는 여성들이 흔했다고 탈북 여성들은 입을 모았다.
연인들이 잠자리를 즐길 수 있는 공간적 환경도 열악하다. 북한에는 모텔 같은 숙박 시설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연인들은 사람들의 눈을 피해 산이나 헛간, 창고 등을 찾아 헤매야 한다.
한 탈북 여성은 “주로 산이나 저 흙간, 창고 같은 데를 이용했다”며 “흙바닥에 (보자기를) 깔아놓는다. 남자는 아무것도 안 한다. 여자가 다 준비해서 간다”고 설명했다.
북한 특유의 유교적 가부장제 문화도 여성들의 삶을 억압했다. 남성이 집안과 사회에서 대접받아야 한다는 의식이 강하게 남아 있으며, 남성의 외도나 가정 내 폭력에 대해서도 사회적으로 관대한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이혼도 극도로 까다롭다. 법적·사회적 제약 때문에 여성들은 부당한 대우를 받더라도 관계를 끊어내기 힘들다. 가부장적 분위기 속에서 여성에게 인내를 요구하는 문화가 남아 있다는 것이다.
남한에 정착한 탈북 여성들은 새로운 연애 문화를 접하며 큰 심경의 변화를 겪었다고 고백했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스킨십과 관계 후의 대화 등 성적 매너를 경험하면서 과거의 삶을 돌아보게 됐다는 설명이다.
한 탈북 여성은 ”남한에서 존중받는 관계를 경험하면서 내가 사랑받고 있음을 느꼈다“며 ” 동시에 북한에서 아무것도 모르고 살아온 지난날이 너무 서글펐다“고 전했다.
ⓒ 트윅, 무단 전채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