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 196칸 사들인 女 “월 10만원 내고 주차하세요”…주민들 ‘발칵’ [월드픽]
하승연 기자
입력 2026 10 07 14:31
수정 2026 10 07 18:53
중국의 한 여성이 아파트 주차장 196면을 한꺼번에 사들인 뒤 웃돈을 붙여 되팔면서 주민들과 법적 분쟁을 벌인 사연이 전해져 눈길을 끌고 있다.
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사건은 중국 후난성 창사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벌어졌다.
이 아파트 단지는 2018년 준공 당시 상가와 학교, 대중교통 등 생활 편의시설이 부족해 사업 전망이 밝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파트와 주차 공간 모두 수요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여성 우씨는 달랐다. 그는 현지 당국이 내놓은 지역 개발 계획을 살펴본 뒤 향후 아파트 단지의 가치가 오를 것으로 판단했다.
우씨는 시행사가 자금난을 겪던 상황에서 주차장 196면을 한꺼번에 1400만 위안(약 27억원)에 사들였다.
이는 단지 전체 주차 공간의 약 40%에 해당하는 규모다. 당시 다른 주민들도 주차 공간을 살 기회가 있었지만 선뜻 나서는 이가 많지 않았다.
이후 우씨의 예상대로 주변 지역 개발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아파트가 속속 팔렸고 주차 공간 수요도 크게 늘었다.
우씨는 자신이 사들인 주차 공간에 무단 주차를 막기 위한 주차 잠금장치를 설치했다. 일부 주차 공간은 월 500위안(약 10만원)에 임대했다.
이는 2018년 시행사가 책정했던 임대료의 두 배 수준이었다. 주민들이 월 300위안으로 임대료를 낮춰 달라고 요청했지만 우씨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우씨는 주차 공간을 한 면당 약 10만 위안(약 1900만원)에 매물로 내놓았다. 일부는 최초 매입가보다 최대 80% 높은 가격에 판매하려 했다.
이에 주민들은 자신들이 처음 살 수 있었던 가격에 주차 공간을 되팔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일부 주민들은 집단으로 우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주민들은 주차 공간이 아파트 단지의 필수 시설인 만큼 개인이 대량으로 사들여 재판매를 통해 이익을 얻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우씨와 시행사 사이의 주차 공간 매매 계약을 취소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그러나 2024년 2월 창사시의 한 법원은 우씨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시행사가 당시 주차 공간을 매물로 내놓으면서 입주민들에게도 구매 기회를 제공했지만, 주민들이 이를 선택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또 우씨가 다른 주민들이 감수하지 않은 시장 위험을 떠안고 자금을 마련해 대량으로 주차 공간을 매입한 만큼 해당 거래는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법적으로 개인이 소유할 수 있는 주차 공간의 수를 제한하는 규정도 없다고 봤다.
이 사건은 지난 9월 말 현지 소셜미디어(SNS)에서 다시 확산하면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한 누리꾼은 “시행사가 다른 주민들에게도 주차 공간을 살 기회를 줬지만 주민들이 사지 않았으니 여성에게 잘못이 없다”며 우씨를 옹호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돈이 많을 뿐 아니라 투자 감각도 뛰어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반면 “아파트 주차 공간은 입주민의 주차 편의를 우선해야 한다”며 “주차할 곳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이 있는데 일부 공간이 비어 있는 것은 부당하다. 법원이 매매 계약을 취소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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