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에도 있는데…“5일 만에 190만원” 美서 난리 난 ‘사업’ 정체 [월드픽]

SNS 타고 美서 ‘빨래방’ 창업 열풍
“190만원 벌어” 수익 인증 영상 인기
예상 밖 수리비·인건비에 운영난
“쉽게 돈 버는 사업 아냐” 우려도

인공지능(AI) 챗지피티로 생성한 기사 관련 이미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빨래방을 운영하는 아투사 파르사는 3년 전 소셜미디어(SNS)를 보고 빨래방을 인수했다.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이라는 기대에서였다.

하지만 막상 운영을 시작하자 SNS에서는 볼 수 없었던 현실과 마주했다. 화장실에서 마약을 하는 사람들을 내쫓는 일까지 직접 해결해야 했다.

결국 파르사는 경찰의 도움을 받아 빨래방을 정리했다. 그는 “아무리 쉽게 보여도 실제로는 훨씬 복잡한 과정이 따른다”고 토로했다.


최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SNS에서 확산하는 빨래방 창업 열풍과 실제 사업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조명했다.

한때 소박한 동네 상점으로 여겨졌던 빨래방은 최근 몇 년 사이 SNS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세탁기에서 쏟아지는 동전 더미와 현금 뭉치를 보여주는 영상이 잇따라 올라오면서다.

특히 빨래방은 큰 노력 없이도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사업이자 이른바 ‘아메리칸드림’을 실현할 수 있는 수단으로 소개된다.

전통적인 직장 생활만으로는 경제적 안정을 이루기 어렵다는 인식이 퍼지고 인공지능(AI) 혁명에 따른 불안감까지 커지면서, 일하지 않아도 돈을 벌 수 있다는 ‘패시브 인컴’(노동 외 소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일부 인플루언서가 빨래방 운영의 현실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전문가는 “일주일에 한 번 나와 동전만 챙겨 집으로 돌아가면 되는 마법 같은 사업이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며 “실제로 성공한 사업자들은 그렇게 운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콘텐츠 열풍을 이끈 인물로는 틱톡 팔로워 200만명을 보유한 카를로스 오초아가 꼽힌다. 그는 5년 전 캘리포니아주 비살리아에서 빨래방을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관련 영상을 올렸다.

오초아는 휴대전화로 세탁기에서 회수한 동전을 수거함에 쏟아붓는 모습을 촬영했다. 이어 동전 교환기에서 꺼낸 지폐 뭉치를 현금 계수기에 넣는 장면도 공개했다. 그가 영상에서 밝힌 닷새간의 총매출은 1419달러(약 190만원)였다.

해당 영상은 틱톡에서 조회수 100만회를 넘겼다. 이후 오초아는 더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비슷한 영상을 잇달아 올렸다.

빨래방 관련 이미지. 아이클릭아트


하지만 그 역시 예비 창업자들이 빨래방 운영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고 우려한다. 세탁물을 맡아 세탁·건조한 뒤 개어주는 서비스까지 운영하는 그의 사업은 결코 손쉽게 돈을 버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초아는 “사람들이 업계를 미화하는 영상에 빠져 다른 부분을 놓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매출뿐 아니라 비용도 상세히 공개하며 빨래방 운영의 실상을 알리려 노력하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미국에는 약 3만개의 빨래방이 있다. 업계 전체 규모는 대체로 유지되고 있지만, 기존 매장 가운데 규모를 확장하는 곳도 많다.

소규모 매장을 인수하는 데는 약 30만 달러가 들며, 규모가 크고 실적이 좋은 곳은 인수 가격이 300만 달러에 이르기도 한다. 평균 이익률은 24% 수준이다.

기업과 사모펀드의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빨래방 업계의 대다수는 여전히 가족 단위로 운영하는 소규모 사업체다.

성공적인 빨래방을 운영하려면 동전 수입만으로는 부족하다. 3년 전 시카고에서 빨래방을 인수한 프랜시스 다얌바는 집게로 경품을 뽑는 인형뽑기 기계부터 전기차 충전기까지 다양한 부가 수익원을 마련했다.

영상 도박 단말기도 들여놨지만, 이용자들이 돈을 너무 많이 따가는 바람에 기기를 설치한 업체가 회수해 갔다고 한다.

다얌바는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 30분까지 직원들이 근무한다”며 “인건비 부담을 감당하려면 다양한 수익원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빨래방 관련 이미지. 아이클릭아트


SNS 콘텐츠로 추가 수익을 올리는 사업자도 있다.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세탁 서비스를 운영하는 마크와 캐시 헌테브링커 부부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5년 전부터 오븐용 쟁반만 한 필터에 쌓인 두툼한 먼지와 보풀을 걷어내는 영상을 촬영했다. 먼지 속에서 동전이나 작은 플라스틱 장난감 같은 물건이 나오기도 한다.

한 영상에는 “내가 본 영상 중 가장 만족스럽다”는 댓글이 달렸다. 해당 영상의 조회수는 2400만회를 기록했다.

마크 헌테브링커는 영상으로 수익이 잘 나는 달에는 5000달러(약 660만원)를 벌기도 한다고 밝혔다. 가족 여행 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는 인기 있는 세탁 관련 콘텐츠 제작자들과 매달 전략 회의를 열고 있는데, 최근에는 콘텐츠의 방향이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가 아는 제작자들은 과장된 연출을 줄이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초 기업 금융서비스 업계에서 일하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빨래방을 인수한 낸시 코널리도 이런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그는 현금을 수거하는 영상을 단 한 번도 올리지 않았다. 대신 세탁기에 묻은 반려견 털을 닦아내거나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는 손님을 상대하는 등 운영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공개한다.

코널리는 “사업을 키우기 위해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하루하루 어떤 모습으로 운영되는지 최대한 솔직하게 보여주려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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