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에 밧줄 묶고 뛰었다” 9세 아이와 마라톤 뛴 남성 ‘발칵’…결국 기록 취소 [월드픽]

中 남성, 9세 어린이와 줄 연결해 달려
대회 측, 기록 취소·3년 출전 금지 처분

중국에서 9세 어린이와 허리를 줄로 연결한 채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남성이 기록 취소와 3년 출전 금지 처분을 받았다. SNS 영상 캡처


중국에서 9세 어린이와 허리를 줄로 연결한 채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남성이 기록 취소와 3년 출전 금지 처분을 받았다. 미성년자를 마라톤 코스에 무단으로 진입시키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어린이의 건강과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은 중국 허난성 정저우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에서 한 남성이 9세 어린이와 줄로 연결된 채 달리다 징계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사건은 지난 18일 열린 정저우 마라톤 대회에서 발생했다. 당시 남성과 어린이의 허리를 줄로 연결한 채 함께 달리는 모습이 촬영돼 소셜미디어(SNS)에서 확산했다. 영상에는 어린이가 남성의 속도를 따라가려 애쓰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어린이가 장거리 달리기를 견디는 모습에 놀라움을 나타내기도 했지만, 어린이를 위험에 노출한 행동이라는 비판이 주를 이뤘다.

중국에서 9세 어린이와 허리를 줄로 연결한 채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남성이 기록 취소와 3년 출전 금지 처분을 받았다. SNS 영상 캡처


논란이 커지자 정저우 마라톤 조직위원회는 지난 23일 해당 남성의 대회 기록을 취소하고 향후 3년간 출전을 금지했다고 밝혔다.

대회 규정에 따르면 풀코스 마라톤 참가자는 대회 당해 연도 1월 1일 기준 만 20세 이상이어야 하며, 하프마라톤은 만 18세 이상이어야 한다. 9세 어린이는 두 종목 모두 참가 자격이 없다.

10세 딸에게 풀코스 뛰게 한 아버지 사례도중국에서는 이처럼 미성년자가 공식 마라톤 코스에 들어가거나 성인의 참가 자격을 이용해 경기를 치르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 9월 27일 열린 타이위안 마라톤에서도 한 남성이 자신의 배번호를 미성년자에게 넘겨 착용하게 한 사실이 확인됐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해당 남성의 기록을 취소하고 2년간 출전을 금지했다. 참가 자격이 없는 사람이 다른 선수의 배번호를 이용해 경기에 나서는 행위가 잇따르면서 대회 규정 위반에 대한 제재도 이어지고 있다.

2024년 12월에는 장시성 상라오시 우위안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에서 10세 소녀가 풀코스 42.195㎞를 완주해 논란이 됐다. 소녀의 아버지는 달리던 중 체력 부족으로 경기를 포기한 뒤 자신의 배번호를 딸에게 넘겼다. 딸은 이후 홀로 달려 결승선을 통과했다.

2024년 12월에는 장시성 상라오시 우위안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에서 10세 소녀가 풀코스 42.195㎞를 완주해 논란이 됐다. SNS 캡처


당시 소녀의 아버지는 딸의 10번째 생일을 기념하고 의지와 지구력을 길러주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성년자가 정식 참가 자격 없이 경기에 나선 것은 규정 위반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해당 남성은 대회 기록 취소와 3년 출전 금지 처분을 받았다.

전문가 “성장기 어린이, 골절·골격 손상 위험”전문가들은 성장기 어린이가 마라톤처럼 장시간 고강도 운동에 노출될 경우 건강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중국육상협회는 공식 계정을 통해 마라톤은 신체에 큰 부담을 주는 고강도 스포츠로,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운동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특히 어린이는 근육과 골격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상태여서 과도한 운동 강도가 정상적인 근육 발달을 저해할 수 있으며, 골격 성장에도 장기적인 손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수도체육학원 체육의학융합혁신센터의 궈젠쥔 교수도 2024년 관련 사건을 다룬 중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미성년자는 신체 발달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아 마라톤에 참가할 경우 골절이나 뼈에 금이 가는 등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시간 달리기는 반복적인 충격을 신체에 가하고, 피로가 누적되면 근육의 충격 흡수 기능도 떨어질 수 있다. 성장기 어린이의 경우 골격 성장판이 손상되면 정상적인 발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어린이에게 운동을 시키는 것 자체보다 연령과 신체 발달 수준에 맞는 운동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아이의 의지나 운동 능력만을 앞세워 성인 대상의 장거리 경기에 참가시키기보다는 안전과 건강을 우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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