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350만원 주식에 올인” 경악…하루 한 끼 먹으며 조기 은퇴 노린다 [월드픽]
하승연 기자
입력 2026 09 05 13:36
수정 2026 09 05 13:36
일본 청년층 사이에서 소액투자 비과세제도(NISA)와 주가 상승 바람을 타고 조기 은퇴를 노리는 ‘파이어(FIRE)족’ 열풍이 거세다. 하지만 무리한 투자로 일상을 갉아먹는 ‘NISA 빈곤’과 급증하는 투자 사기 등 그늘도 짙어지고 있다.
지난 4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청년층 사이에서 투자 성공을 발판 삼아 조기 은퇴하는 사례가 잇따르며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지바현의 한 30대 부부는 주식 투자 등으로 5000만엔(약 4억 4000만원)을 모은 뒤 2021년 다니던 대기업을 퇴사했다.
이들은 취미를 즐기며 자녀와 시간을 보내는 한편, 고립감을 덜기 위한 동호회 활동과 월 수십만엔 규모의 동영상 제작 부업을 병행하며 자산 손실 위험을 메우고 있다.
투자 열풍의 기폭제는 2024년 혜택을 대폭 확대한 ‘신NISA’다. 2025년 말 기준 NISA 누적 매수액은 71조엔으로 2023년 대비 2배로 폭증했다. 20대의 26%, 30대의 38%가 계좌를 보유 중이며, 투자액 역시 20대는 3배 이상, 30대는 4배 가까이 급증했다.
도쿄의 한 투자 학원은 10년 전 10%에 불과했던 여성 수강생 비중이 최근 60%까지 뛰었다. 치솟는 물가 속 미래 불안을 느낀 청년층 전반이 투자 시장으로 뛰어든 결과다.
빛이 강해진 만큼 그림자도 짙어졌다. 극단적인 절약으로 투자를 이어가는 ‘NISA 빈곤’이 대표적이다. 도쿄의 32세 한 직장인은 월 40만엔(약 345만원)을 투자하기 위해 하루 한 끼로 버티며 한 달 생활비를 5만엔 미만으로 쥐어짜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락장의 위험’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일본은행 출신의 한 전문가는 “최근 수년간 주가 상승기만 겪어 성공에 취한 이들이 많지만, 투자는 언제나 원금 손실 위험을 안고 있다”고 꼬집었다.
청년층의 조급한 심리를 파고든 범죄도 기승을 부린다. “원금과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유혹하는 SNS형 투자 사기 피해액은 올해 상반기에만 약 798억엔을 기록해 전체 특수사기 피해의 절반에 육박하며 심각한 사회 문제로 번지고 있다.
하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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