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집단발병, 한 환자에서 시작했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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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 “아프리카 여행객 한명서 시작 가능성”

원숭이 자료사진. 픽사베이 제공
원숭이 자료사진. 픽사베이 제공
감염되면 열이 나거나 온몸에 물집이 생기고, 심하면 목숨까지도 잃을 수 있는 ‘원숭이두창(monkeypox)’

주로 아프리카에서 퍼지던 이 병이, 최근 전례 없이 유럽에 이어 미국에서도 발견되면서 전 세계가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일 영국에서 첫 원숭이두창 환자가 확진된 이래 30일 현재 확진 또는 의심 환자가 전 세계 36국에서 542명까지 늘었다.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자 세계보건기구(WHO)는 각국에 경계 강화를 주문했다. 국내 유입도 시간문제다.

‘아프리카 여행객’ 한 명에서 시작 추정영국의 국제 학술지 네이처와 미국 과학매체 사이언스뉴스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이번 원숭이두창 발병 사태와 관련해 어디서 시작됐는지 추적하고 있다.

유전자 분석 결과 최근 유럽에서 발견된 원숭이 두창은 서아프리카형으로 파악됐다.

지난 19일 포르투갈 국립보건연구소는 포르투갈 환자에서 채취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2018~2019년 나이지리아 여행객들에서 나온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와 유사했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이를 근거로 이번 원숭이두창 집단발병은 한 환자에서 시작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질병관리청이 현재 전세계 18개국에서 확산하고 있는 ‘원숭이두창’이 국내에도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질병관리청이 현재 전세계 18개국에서 확산하고 있는 ‘원숭이두창’이 국내에도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벨기에 열대의학연구소는 지난 20일 “유전자 해독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환자의 바이러스는 포르투갈에서 온 것이 확실하다”고 발표했다.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의 버니 모스 박사는 지난 27일 네이처에 “처음 발병한 비아프리카인이 올해 아프리카 서부 지역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이나 사람과 접촉했다고 보는 것이 가장 간단한 설명”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바이러스를 해독한 벨기에 환자는 포르투칼 리스본을 다녀온 것으로 밝혀졌다. 아직 포르투갈 환자는 어디서 감염됐는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이전 원숭이두창 환자 발생시 이미 바이러스가 유입돼 지역사회로 퍼져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하지만 원숭이두창 감염 증상이 워낙 쉽게 눈으로 확인된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된다.

지난 1970년 콩고에서 최초로 사람이 걸렸고 이후 아프리카 지역에서 꾸준히 감염 사례가 보고됐는데, 아프리카 대륙 밖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급격히 확산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2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 해외 입국자들이 검역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입국자들 앞에 원숭이두창 관련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br>뉴스1
2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 해외 입국자들이 검역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입국자들 앞에 원숭이두창 관련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뉴스1
“동물의 병이 사람에게 넘어와 퍼지고 있다”29일 대한인수공통감염병 학회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까지 알려진 신종감염병의 60% 이상은 동물 병원체가 사람으로 전이돼 발생한 인수공통감염병이며 이 중 71.8%가 야생동물에서 유래했다.

동물과 인간의 ‘종(種)간 장벽’을 뛰어넘어 이런 신종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이유로 우선 꼽히는 게 환경 파괴다.

박쥐에서 낙타를 거쳐 사람으로 옮겨온 메르스, 역시 박쥐에서 천산갑을 통해 사람에게 전파된 코로나19, 원숭이에게서 사람으로 갓 넘어온 원숭이두창이 대표적인 예다.

김봉영 한양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예전에는 인간과 야생동물이 떨어져 살았는데, 산림이 개발되면서 인간과 동물의 접촉 기회가 잦아져 동물의 병이 사람에게 넘어와 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숭이두창 테스트 샘플 2022.5.25 로이터 연합뉴스
원숭이두창 테스트 샘플 2022.5.25 로이터 연합뉴스


김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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