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로 막 찍어낸 ‘딸깍출판’…혁신당 김재원 “AI 출판물 납본 기준조차 없다”

김서호 기자
입력 2026 03 04 11:16
수정 2026 03 04 14:27
김재원 의원, 문체위 업무보고 질의
AI 출판물 식별·표시 기준 전무 지적
‘1년 새 납본 신청 395배↑’ 출판사도
“출판 뿐 아니라 문화정책 전반 문제”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은 4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무더기로 출판물을 제작한 뒤 납본 제도 등을 악용해 세금을 편취하는 이른바 ‘딸깍출판’의 실태를 지적하고 제도적 공백을 메울 것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딸깍출판은 출판 한 분야의 문제가 아니라 문화정책 전반의 구조 설계 문제이자 AI 시대 문화정책 준비 수준을 묻는 시험대”라고 했다. 이어 “AI를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하면서 AI 출판물에 대한 최소한의 납본 기준마저 마련되지 않았다면 준비된 정책이라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현행 납본 제도에는 AI 출판물을 식별하거나 표시하는 기준이 별도로 없으며, 관리 체계도 마련돼 있지 않은 점을 꼬집은 것이다.
그러면서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이달 신설되는 AI 전담 조직의 장기적 방향과 역할을 분명히 할 것을 요청했다. 향후 AI 창작물의 법적 지위와 제도적 기준, 문화정책 전반의 방향까지 설계하는 컨트롤타워가 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다.
딸깍출판은 생성형 AI를 통해 손쉽게 원고를 작성한 뒤 최소한의 편집과 검수만을 거친 이후 즉각 출판하는 것을 일컫는 것으로, 최근 단기간에 수 천 권 이상의 전자책이 유통되는 현상이 나타나는 등 출판계 내부에서도 큰 논란이 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출판사가 납본 제도를 통해 이득을 취하는 것을 규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납본 제도는 출판물을 보존한다는 취지 하에 국내에서 발행·제작된 자료를 30일 이내에 국립중앙도서관과 국회도서관에 의무 제출하도록 하는 제도로, 납본이 이뤄질 경우 도서 정가 상당의 보상금이 지급된다.
김 의원에 따르면 한 특정 AI 출판사는 2024년 8월에는 단 1건의 납본만을 신청했으나, 지난해 7월부터 9월 사이에는 395건으로 납본 신청 횟수가 급증했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년 동안 사용된 전자책 납본 보상 금액은 11억 7000만원에 달한다.
김 의원은 “정책도 따로 놀고 있는 상황”이라며 “저작권위원회는 인간의 창작적 기여가 없는 AI 산출물은 등록이 어렵다라고 답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작권 등록은 권리의 문제, 납본은 공공보존의 문제, 유통은 시장질서의 문제이기에 각각의 정책 영역이 다르다”며 “AI 관련해서는 문화정책을 통합적으로 설계할 필요가 있지만 이런 정책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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