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NC파크 사망사고 유족, 경남지사 등 직무 유기 혐의로 고소

이창언 기자
입력 2026 03 04 15:37
수정 2026 03 04 16:22
사조위 유족 참여 배제 지적
“공정성·적법성 훼손” 주장
경남도 “유가족 참여 규정 없어”
객관적 조사 등 영향 우려도
창원NC파크 사망사고 유가족이 박완수 경남도지사 등을 직무 유기와 직권남용 혐의로 고소했다.
유족은 4일 경남경찰청에 박 지사를 비롯해 경남도 사회재난과 소속 공무원 3명 등도 같은 혐의로 고소했다.
경남도가 시설물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운영하는 과정에서 유족 권리 행사를 방해했다는 게 주된 이유다.
유족은 “사고 피해자인 유족은 원인 규명 과정에서 의견 진술권, 공정한 행정절차를 요구할 권리가 있다”며 “법령 어디에도 유족 참석을 금지하는 규정이 없는데도 도는 유족 참여를 막았다. 유족을 배제한 채 조사를 마무리하며 공정성과 적법성을 스스로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고소와 관련해 경남도는 별도 설명자료를 내고 ‘유족이 위원회에 참여할 수 없었던 사유’를 밝혔다.
도는 “시설물의 안전·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이나 중앙시설물사고조사위원회 운영규정을 보면, 사조위의 업무 수행에 관해서만 규정하고 있고 유가족 참여에 관한 규정은 없다”며 “지금까지 열린 중앙시설물사고조사위원회에서도 유족 측을 참여시킨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유가족과 법률 대리인의 회의 참석 여부는 경남도 사고조사위원회 내부 논의를 거쳐 결정했다”며 “지난해 12월 24일에는 유족을 참석시켜 입장과 의견을 말씀하도록 충분한 발언 기회를 드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사조위는 이해당사자를 참석시키는 것은 사고의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대책 등 객관적인 사고조사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어 (유족이) 참여하지 않도록 결정했다”며 “중앙시설물사고조사위원회에서도 유가족을 참여하지 않도록 한 것이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으로 보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지난달 경남도 시설물 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창원NC파크 외벽 장식 구조물(루버) 추락 사고 발생 11개월 만에 조사 결과를 내놨다.
사조위는 ‘루버를 고정하던 연결 부위의 구조·기술적 결함과 관리상 미흡이 복합 작용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3월 29일 프로야구단 NC다이노스 홈구장인 창원NC파크 4번 게이트 인근 구단 사무실 외벽에 붙어있던 33.94㎏짜리 알루미늄 루버가 17.5m 아래로 추락해 관람객 3명을 덮쳤다. 이 사고로 20대 여성이 머리를 크게 다쳐 치료받다 이틀 만에 숨졌고 1명은 쇄골 골절, 또 다른 1명은 다리에 타박상을 입었다.
사조위에 따르면 사고 발생 지점에서 2022년 12월 창문 유리 보수 공사가 진행됐고 이 과정에서 루버가 일시적으로 탈거된 뒤 재부착됐다.
이후 다양한 요인으로 루버 상부 고정 볼트·너트가 불안정해졌고 차례대로 이탈했다. 루버가 한쪽으로 기울어진 상태에서 하중은 하부에 집중됐고 체결부의 육각 피스 4개가 뽑혀 결국 루버가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박구병 사조위 위원장은 “루버 상부 화스너(볼트·너트 등 고정 부품) 체결부에 너트·와셔(고정용 받침 금속판)가 적절하게 사용되지 않은 점 등이 직접적인 사고 요인이라면 실시설계도면·시방서에 루버 정보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은 점 등은 간접적 요인”이라며 “설계·발주·시공·유지관리 등 모든 단계에서 제도 개선과 현장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조위는 다만 창원시·창원시설공단·NC다이노스 등 구장 소유·관리·운영 주체 가운데 누구의 책임이 더 큰지에 대한 판단은 하지 않았다.
당시 유족과 지역 노동계는 “유족을 배제한 조사 결과는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며 “보여주기식 절차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사고를 수사 중인 경남경찰청은 사조위 조사 결과를 참고해 관계자들의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 등을 엄정히 가리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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