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상설특검 “미선임 변호사 변론 다음 날 무혐의 지시…보고 시점까지 조작”

쿠팡 ‘불기소 외압’ 의혹 사건 공소장
위임장 미제출 변호사 방문 변론 수용
다음날 ‘무혐의’ 처리 지시
보고서 파일명 위조 정황도

안권섭 관봉권-쿠팡 특검, 수사 결과 발표
안권섭 관봉권 띠지 폐기 의혹 및 쿠팡 퇴직금 불기소 외압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가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 앞에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 수사 무마 의혹과 관련해 당시 인천지검 부천지청 지휘부가 정식 위임장을 제출하지 않은 변호사의 방문 변론을 수용하고 문지석 부장검사를 속이기 위해 보고 시점을 조작한 정황이 안권섭 상설특별검사팀(상설특검)의 공소장에 담겼다.

9일 서울신문이 확보한 공소장에 따르면 엄희준 전 부천지청장은 2025년 2월 20일쯤 쿠팡 사건 변호인과 같은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로부터 “쿠팡 사건 방문 변론을 원한다”는 취지의 연락을 받았다. 방문 변론 다음 날인 21일, 엄 전 지청장은 주임검사를 불러 무혐의 처리 방향을 제시하며 “승인받은 취업규칙이므로 고의가 없다는 취지를 대검 보고서에 상세히 기재하라”고 지시했다.

특검은 당시 방문 변론을 한 변호사가 정식 선임조차 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공소장에 적었다. 특검은 “변호사는 당시까지 쿠팡 사건의 변호인으로 정식 위임장을 제출하지 않았다”고 명시했다. 위임장은 무혐의 결정 이후 고소인이 항고장을 접수해 서울고검에 항고사건이 계속 중이던 2025년 8월에야 비로소 제출됐다.

지휘부가 부장검사를 속이기 위해 대검 보고 시점을 조작한 정황도 공소장에 구체적으로 담겼다. 공소장에 따르면 김동희 전 차장검사는 2025년 4월 21일 오후 2시 7분쯤 문지석 부장검사에게 알리지 않은 채 대검 공공수사부 소속 연구관에게 쿠팡 사건 2차 보고서를 보내 대검 보고 절차를 진행했다.

그러나 다음 날, 피고인들은 평검사를 시켜 문 부장검사에게 “엄희준 청장이 지시하여 쿠팡 사건 2차 보고서의 대검 보고 절차를 이행하겠다”는 내용의 메신저를 보내도록 했다. 이에 특검은 “사실은 2025년 4월 18일 인천지검 본청 보고가, 같은 달 21일 대검 보고가 각각 시작되었음에도 마치 이때부터 대검 보고 절차를 진행하는 것처럼 말하게 하였다”고 했다.

김 전 차장검사는 문 부장검사의 관여를 배제하기 위해 보고서를 직접 작성하고 기안자를 위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소장에는 김 전 차장검사가 “2025. 4. 17. 16:54경 위 2차 보고서 우측 상단에 ‘부천지청 검사 신가현’이라고 입력한 다음 파일명을 ‘250418(부천신가현)쿠팡퇴직금미지급처리예정보’로 수정”했다고 적혀있다.

특검은 이에 김 전 차장검사가 “마치 보고서 작성자가 신가현 검사인 것처럼 만든 후, 이를 메신저 쪽지로 신가현 검사에게 보내며 ‘이대로 대검 보고 절차를 진행하라’는 취지로 지시하였다”고 했다.

이 밖에 공소장에는 김 전 차장검사가 대검 담당 간부에게 ‘쿠팡 사건 2차 보고서에 대한 반려가 있으면 저나 신 검사에게 조용히 알려 달라. 문 부장검사가 또 대검에 연락하고 시끄럽게 할까 봐 보고 절차를 조용히 진행 중이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정황도 담겼다.

엄 전 지청장과 김 전 차장검사는 특검의 공소사실이 사실과 다르고, 재판 과정에서 혐의를 다투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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