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나에게 신고”…‘리터당 2000원’ 주유소, 왜?

김소라 기자
입력 2026 03 13 18:12
수정 2026 03 13 18:12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첫날
전국 평균 휘발유 판매가 26원↓
10곳 중 5곳, 전날 가격 그대로
“비싼 가격에 매입해 아직 못 낮춰”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첫날인 13일 광주 서구 치평동에서 주유하려는 차량이 저렴한 가격의 주유소에 몰려 있다. 2026.3.13 연합뉴스
‘석유 최고 가격제’가 시행된 13일 전국의 주유소 10곳 중 4곳이 정부 정책에 부응해 기름값을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절반 가량은 전일 종가와 같은 가격으로 판매했는데, 최고 가격제에 따라 일선 주유소들이 판매가를 낮추기에는 수일이 걸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정부는 국제유가가 리터(ℓ)당 100달러에 육박하며 고공행진하자 기름값 부담을 덜기 위해 이날 자정을 기해 석유 최고 가격제를 시행했다.
이날 정유사 공급가격 최고액은 보통 휘발유의 경우 리터당 1724원, 자동차용 경유는 1713원, 실내 등유 1320원으로 각각 지정됐다. 정부는 향후 중동 상황과 유가 동향 등에 따라 2주 단위로 최고가격를 재지정할 방침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엑스(X)에 올린 글에서 “만약 석유 최고가격제를 어기는 주유소 등을 발견하시면 지체 없이 저에게 신고해달라”면서 석유 최고가격제에 힘을 실었다.
이 대통령 “최고가격제 어기는 주유소 신고를”시행 첫날 전국 평균 주유소 가격은 리터당 30원 안팎 하락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872.6원으로 전날보다 26.2원 내렸다.
경유 가격은 34.8원 내린 1884.1원으로 나타났다.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896.2원(-30.9원), 경유 가격은 1890.27원(-46.0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전국 주유소 가운데 전날보다 휘발유 가격을 내린 주유소보다 유지하거나 오히려 올린 주유소가 소폭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전국 총 1만 646개 주유소 가운데 휘발유 가격을 전일 종가보다 내린 주유소는 43.5%(4633곳)로 집계됐다.
전일 종가대로 유지한 곳은 54.5%(5804곳)였으며, 전일 대비 인상한 곳은 2.0%(209곳)이었다.
경유 가격 역시 상황은 비슷해 전일 종가 대비 내린 주유소는 43.8%(4661곳), 전일 가격을 유지한 곳은 53.3%(5678곳), 인상한 곳은 2.9%(307곳)로 나타났다.
석유 최고가격제가 시행된 13일 고유가에 허덕이던 농민·자영업자·시민들은 한시름 덜었다며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다. 값싼 기름을 찾아 다니는 원정 주유가 줄었고, 시설재배 농가들도 경유 가격이 내릴 것으로 기대하며 반색했다. 다만 일선 주유소들은 아직은 인하된 가격으로 기름을 공급받지 못해, 실제 정책 효과를 체감하기까지는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 2026.3.13 연합뉴스
“자영 주유소, 가격 낮추려면 며칠 필요”
화성시장, ‘리터당 2098원’ 주유소 찾아가기도이날부터 정유사 공급 가격이 낮아졌지만, 이미 고가에 매입한 자영 주유소들은 시행 첫날 당장 가격을 내리기 어렵다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정유사가 운영하는 직영 주유소는 즉시 판매 가격을 낮출 수 있지만, 자영 주유소들은 정유사가 가격을 낮춘 기름을 실제 공급받아 판매하기까지 수일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도서 지역은 해상 운송을 통해 기름을 공급받아야 하는 탓에 석유 최고가격제를 통해 기름값이 안정되려면 시일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도 시행에도 여전히 리터당 2000원이 넘는 가격에 판매하는 주유소에 지방자치단체장이 찾아간 사례도 있다.
경기 화성시에 따르면 이날 정명근 화성시장은 관내 주유소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휘발유와 경유를 리터당 2098원에 판매하는 한 주유소를 방문했다.
정 시장은 주유소 측에 가격 산정 과정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며 제도 취지에 맞게 가격을 조정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해당 주유소 측은 “제도 시행 전에 높은 가격으로 공급받았다”면서 당장 판매가격을 내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정유사로부터 낮은 가격으로 공급받으면 판매가를 내릴 것이라고 답했다고 화성시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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