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스터고 6곳 중 1곳은 여학생 안 뽑아…인권위 “특정 분야 교육 기회 박탈”

손지연 기자
입력 2026 05 21 12:00
수정 2026 05 21 15:39
‘시설·수요 부족’ 해명에…인권위 “합리성 없어”
전국 유일 에너지 마이스터고, 남학생만 선발
전국 마이스터고등학교 54곳 중 9곳이 여학생을 뽑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남학생만 신입생으로 선발하거나 여학생 모집 정원을 적게 둔 것은 성별에 따른 차별이라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지난 3월 일부 마이스터고 여학생 입학 제한과 관련 교육부 장관에게 여학생의 마이스터고 입학이 합리적 이유 없이 제한되지 않도록 관리·감독하고, 예산 지원 방안을 마련하라는 의견을 표명했다고 21일 밝혔다.
조사 결과 2026학년도 입학전형 기준 전국 54개 마이스터고 중 40개교는 성별 구분 없이 신입생을 선발했다. 그러나 14개교는 성별 모집 정원을 따로 뒀고, 이 가운데 기계·설비·자동화·전기·전자 등 공업 분야 9개교는 남학생만 선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교육청은 여학생 입학 수요가 낮고 여학생 전용 시설과 생활지도 인력 배치 등에 예산이 필요하다며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교육부는 대부분 마이스터고가 남녀공학인 데다, 마이스터고는 거주지 외 지역에도 지원할 수 있고 자체 기숙사를 갖춰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특정 지역 마이스터고가 남학생만 선발하더라도 여학생이 다른 지역 마이스터고를 지원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취지다.
그러나 인권위는 이미 공업 분야에서도 여학생을 모집해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학교가 많은 만큼 특정 산업 분야라는 이유만으로 여학생 교육이 어렵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거주지 인근 마이스터고가 여학생을 선발하지 않으면 여학생은 다른 지역 학교로 진학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국에서 유일한 에너지 분야 마이스터고인 한국원자력마이스터고등학교가 남학생만 선발해 사실상 여학생은 해당 분야 교육 기회를 박탈당한다고 봤다.
인권위는 “일부 마이스터고에서 남학생만 모집하거나 여학생 선발 비율을 낮게 설정하는 입학제도는 합리적 사유가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성별을 이유로 한 차별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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