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세 전원주 “미리 다 주면 효도 못 받아”…재산 절반만 증여했다

두 아들 상속 다툼 우려해 생전 증여
‘PD수첩’ 유산 둘러싼 가족 갈등 조명

배우 전원주가 KBS ‘다큐인사이트’에 출연해 SK하이닉스 주식을 전량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KBS 방송화면 캡처


배우 전원주(87)가 두 아들의 상속 다툼을 우려해 재산의 절반을 미리 증여했다고 밝혔다. 다만 “미리 다 주면 효도를 못 받는다”며 나머지 재산은 직접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6일 방송되는 MBC ‘PD수첩’의 ‘2026 상속 전쟁: 남겨진 가족의 시간’에서는 전원주의 생전 증여 사례와 함께 부모가 남긴 재산을 둘러싸고 갈등을 겪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전원주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세상을 떠난 뒤 두 아들이 재산 문제로 다투는 것을 막기 위해 재산의 절반을 증여했다고 설명했다. 사후 분쟁에 대비해 재산을 미리 나누면서도 전부를 넘겨주지는 않은 것이다.

상속에 대한 고민은 앞서 다른 방송에서도 털어놓은 바 있다. 당시 전원주는 변호사에게 “내가 떠나면 아들 둘이 재산을 갖고 싸울까 걱정”이라며 상속 문제를 상담했다. 변호사는 유언장을 미리 작성해 재산을 어떻게 남길지 명확히 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방송은 전원주의 생전 증여 사례와 함께 상속 문제가 소송으로 번지면서 가족 관계까지 무너진 사례들을 조명한다. 제작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법원에 접수된 상속재산분할 청구는 3612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0여년 전과 비교하면 약 5배로 늘어난 수치다.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상속재산의 가치가 커지면서 부모가 남긴 집과 땅을 둘러싼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경북의 한 농촌 마을에서는 아버지가 남긴 2558평 규모의 땅을 두고 9남매가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다. 장남 박동우(가명)씨는 부모와 함께 살며 병간호를 맡았고, 부모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땅을 관리해왔다.

사진은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매물 모습. 2026.10.5 연합뉴스


그러나 32년 만에 동생 박재경(가명)씨가 상속재산의 법적 분배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방송 소개에 따르면 소송에서 이길 경우 장남을 제외한 8남매에게 돌아갈 몫은 1인당 약 2000만원이다. 재산을 둘러싼 다툼 끝에 남매들은 서로 말조차 섞지 않는 사이가 됐다.

이혼소송 도중 배우자가 사망하면서 상속 갈등이 발생한 사례도 소개된다. 70대 정수연(가명)씨는 20여년 동안 홀로 두 자녀를 키운 뒤 재혼했다. 이후 남편의 반복된 외도로 이혼소송을 제기했고, 폐암 진단을 받아 수년간 투병했다. 자녀들은 이 기간 남편이 병문안을 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혼소송 1심에서는 정씨가 남편에게 재산분할 명목으로 115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정씨는 항소했지만 판결이 나오기 전 세상을 떠났다. 제작진에 따르면 이혼이 확정되지 않아 법적 배우자로 남은 남편은 정씨가 재혼 전에 마련한 부동산 두 채를 포함해 상속재산의 70% 이상을 요구했다. 자녀들은 이에 반발해 소송에 나섰다.

고인이 남긴 유언의 효력을 둘러싼 분쟁도 다룬다. 경기도에 사는 김상훈(가명)씨와 그의 어머니는 아버지가 사망한 지 두 달여 만에 집을 비우라는 유언 집행 통지서를 받았다. 아버지의 전처 소생인 세 딸이 3층 건물을 물려받는다는 내용이었다.

모자는 생전에 유언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아들 측은 고인이 알코올성 치매를 앓았다는 점을 근거로 유언 당시 의사능력이 있었는지 문제를 제기하며 유언 무효 소송에 나섰다.

이처럼 상속 분쟁에서는 고인의 뜻을 확인하기 어려워 가족들의 기억과 주장이 엇갈리기도 한다. 제작진에 따르면 한 해 사망자 약 35만명 가운데 공증을 통해 유언을 남기는 비율은 1%에도 미치지 않는다.

고령화로 인지 기능이 떨어진 사람들의 자산 관리도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방송에서 제시한 전망에 따르면 인지 기능 저하로 소유자가 직접 관리하기 어려운 자산인 이른바 ‘치매 머니’ 규모는 2023년 154조원에서 2050년 488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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