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내 엉덩이 만졌냐” 시비에…뇌병변 장애 70대, 마트서 폭행당해

김유민 기자
입력 2026 04 28 08:32
수정 2026 04 28 08:32
뇌병변 장애를 앓는 70대 남성이 대형마트에서 성추행 오해를 받다 무차별 폭행을 당한 사실이 알려졌다.
27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지난 24일 한 대형마트에서 A(70대)씨가 일면식 없는 남성에게 폭행을 당했다.
A씨는 뇌경색 후유증과 당뇨 등으로 거동이 불편한 상태로, 평소 집 근처 마트를 한 바퀴 도는 것이 유일한 운동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당일 역시 식사를 겸해 마트를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
가족에 따르면 A씨는 마트 통로에서 한 여성과 어깨가 스치는 상황이 있었고, 이후 여성의 남편으로 보이는 남성이 “왜 남의 아내 엉덩이를 만지냐”며 시비를 걸었다.
A씨가 “무슨 엉덩이를 만졌느냐”고 부인하자, 이 남성은 곧바로 폭행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편마비로 손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A씨는 방어하려다 오히려 얼굴을 집중적으로 맞았다.
폐쇄회로(CC)TV에는 A씨가 여성과 스쳐 지나간 뒤 남성이 뒤돌아 항의하는 장면이 담겼다. 이어 남성이 위협적인 행동을 보이다가 곧바로 폭행으로 이어지는 모습도 확인된다. 다만 신체를 고의로 접촉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몸 반쪽을 쓰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그런 행동을 하겠느냐”며 “눈을 많이 맞아 시야가 흐려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 사건으로 A씨는 안와골절 등 전치 8주 진단을 받았다. 그는 당뇨 합병증 등 기저 질환으로 신장 기능이 저하된 상태여서 약물 치료에도 제한이 있으며, 의료진으로부터 실명 가능성까지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들은 현장 대응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A씨 딸은 “마트 직원들이 폭행 장면을 지켜보고도 말리지 않았다”며 “아버지가 직접 112에 신고하기 전까지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점장은 창고에 있었다고 했고, 직원은 가족 간 다툼으로 오해했다고 했지만 CCTV를 확인해 보니 처음부터 상황을 보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가해 남성은 경찰에 “먼저 맞아 방어 차원에서 대응했다”며 쌍방폭행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장 조사 후 양측을 귀가 조치했으며,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법조계에서는 사건 경위에 따라 일방 폭행 여부가 쟁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지훈 변호사는 “쌍방폭행은 힘이 비슷한 경우에 성립하는데, 이번처럼 신체 조건 차이가 큰 경우 적용이 어려울 수 있다”며 “강제추행 여부와 폭행 경위, 현장 대응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마트 측이 형사 책임을 지는 경우는 제한적일 수 있지만, 상황을 방치한 부분에 대해서는 향후 민사상 책임이 인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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