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가서 살래” 늘어나는데…“그럼 172만원 내” 20배 올렸다 [월드픽]

日, 외국인 체류 수수료 대폭 인상
영주 허가 기존 1만엔→20만엔

인공지능(AI) 챗지피티로 생성한 기사 관련 이미지


일본이 외국인 체류 관련 수수료를 대폭 인상했다. 영주 허가 수수료는 기존의 20배로 뛰었다. 외국인 거주자가 빠르게 늘면서 일본 정부가 외국인 정책 관리에 고삐를 죄는 모습이다.

최근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일본 출입국재류관리청은 이달 1일부터 영주 허가 수수료를 기존 1만엔(약 8만 6000원)에서 20만엔(약 172만원)으로 인상했다.

체류 자격 갱신 수수료도 크게 올랐다. 기존에는 체류 기간과 관계없이 창구 신청 수수료가 6000엔(약 5만 2000원)으로 동일했지만, 이번 개정으로 체류 기간에 따라 7단계로 세분화됐다.

창구 신청 수수료는 체류 기간에 따라 ▲3개월 이하 1만엔 ▲3개월 이상 6개월 미만 1만 8000엔(약 15만 5000원) ▲6개월 이상 1년 미만 2만 5000엔(약 21만 5000원) ▲1년 3만 3000엔(약 28만 4000원) ▲1년 이상 3년 미만 4만 8000엔(약 41만 3000원) ▲3년 이상 5년 미만 6만 4000엔(약 55만원) ▲5년 이상 7만 5000엔(약 64만 5000원)으로 각각 인상됐다.

온라인 신청 수수료 역시 기존 일괄 5만 5000엔(약 47만 3000원)에서 체류 기간에 따라 1만~6만 5000엔(약 8만 6000~55만 9000원)으로 조정됐다.

이번 수수료 인상은 지난 5월 개정된 출입국관리법에 따른 것이다. 일본 정부는 외국인 증가로 외국인 정책에 필요한 행정 비용이 늘어난 만큼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라 수수료를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인상으로 확보한 재원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과 ‘불법 체류자 제로’ 정책 추진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수수료 인상을 앞두고 신청자가 몰리면서 현장에서는 혼잡이 빚어지기도 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사카 출입국재류관리국에는 접수 시작 시각인 오전 9시가 되기 전부터 약 350명이 몰렸다. 대기 행렬은 청사 밖까지 이어졌다.

온라인 신청에도 접속자가 한꺼번에 몰렸다. 출입국재류관리청은 지난달 28일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 재류 신청 온라인 시스템에 접속이 집중돼 신청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긴급한 경우 창구를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일본 도쿄의 관광 명소인 센소지.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외국인 체류 관리를 강화하는 배경에는 급격한 외국인 인구 증가가 자리 잡고 있다. 일본의 외국인 거주자는 지난해 말 412만명을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9.5% 증가한 규모다.

저출생·고령화로 노동력이 부족해지면서 외국인 근로자가 빠르게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외국인 증가와 함께 이민과 사회 변화에 대한 일본 내 우려도 커지고 있다.

도쿄에서 10년째 거주하며 일하고 있는 미카이아 스티븐스(37)씨는 수수료 인상 전에 영주권 신청에 필요한 서류를 모두 준비하지 못했다.

스티븐스씨는 BBC에 “외국인이 지나치게 편의적으로 취급되고 있다는 게 첫 반응이었다”며 “일본인 평균보다 더 많은 소득을 올리고 상당히 높은 수수료까지 내면서 일본에서 일하고 세금을 내야 한다는 요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언어와 문화적 장벽 때문에 일부 인재들이 일본에 오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번 조치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충분히 검토된 정책인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도 외국인 정책 관리를 주요 국정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최근 엑스(X·옛 트위터)에 “외국인 거주자 증가로 일부 국민이 우려나 불공평함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을 정부도 인식하고 있다”며 “일본인과 외국인 모두 안전하고 안심하며 생활할 수 있도록 질서 있는 외국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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