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 93명 체포…15명은 미성년자” 충격, 인기 휴양지서 무슨 일이 [월드픽]
하승연 기자
입력 2026 10 15 10:25
수정 2026 10 15 18:39
휴양지 모리셔스서 물 부족·고물가 항의 시위
미성년자 포함 93명 체포…야간 통행금지령 발령
세계적인 휴양지로 유명한 동부 아프리카 섬나라 모리셔스에서 수십년 만에 물 부족과 고물가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져 미성년자를 포함해 최소 93명이 체포됐다.
14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모리셔스에서 물 부족과 물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폭력 사태로 번지면서 정부가 야간 통행금지령을 발령했다.
앞서 평화롭게 이어지던 시위는 지난 9일 도로 검문소에서 경찰이 여성 엘로디 토머스에게 총격을 가해 부상을 입히면서 폭력 사태로 번졌다. 총격 당시 구체적인 상황은 알려지지 않았다.
경찰 성명에 따르면 밤사이 시위 참가자 93명이 체포됐으며, 이 가운데 15명은 미성년자라고 밝혔다. 토머스에게 총격한 경찰관도 체포됐으며, 토머스는 수술을 받고 치료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나빈 람굴람 모리셔스 총리는 13일 통행금지령을 내리고 국가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에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관광업과 금융서비스업이 주요 산업인 모리셔스는 이번 사태로 사회 불안이 확산하고 있다.
람굴람 총리는 대국민 연설에서 “이런 행위를 저지른 사람들은 반애국적 행동에 상응하는 매우 무거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말 사이 시위가 격화하면서 시위대는 타이어를 불태우고 도로를 봉쇄했다. 경찰서와 각종 공공시설도 파손됐다. 사태가 악화하자 학교 수업과 대중교통 운행이 중단됐으며, 각국 대사관은 자국민에게 신변 안전에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통행금지령에도 밤사이 여러 사건이 발생해 일부 시위 참가자가 체포됐다. 다만 경찰은 14일 오전부터 섬 전역의 차량 통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주민들에게 일상으로 복귀할 것을 요청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 기반을 둔 위험 분석업체 시그널 리스크의 조에 매캐시티 분석가는 BBC에 정부가 물 부족 시위 초기에는 가정에 물 공급을 늘리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위가 확산하면서 정부가 학교 폐쇄와 통행금지령까지 시행하는 이례적인 상황으로 번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 정도 규모와 강도의 시위는 1999년 이후 거의 볼 수 없었다”며 정부의 대응이 논리적이고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정부가 최악의 폭력 사태를 어느 정도 진정시키는 데 성공했지만, 일부 지역에서 시위가 다시 발생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오는 12월 우기가 시작되기 전까지 물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갈등이 재점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모리셔스 내각은 14일 오후 회의를 열어 현 상황을 재평가하고 후속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인구 약 130만명 규모인 모리셔스에서는 대규모 시위나 이와 관련된 폭력 행사가 드문 편이다.
외신들은 모리셔스에서 대규모 폭력 시위가 벌어진 것은 1999년 유명 가수 카야가 대마초 합법화를 주장하는 집회와 관련해 체포됐다 며칠 뒤 숨진 채 발견되면서 경찰서를 공격하고 차량 200대가 불타는 등의 격렬한 시위가 벌어진 이후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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