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내 1호 민간보호시설 등록… 유기동물 100여마리와 아름다운 동행 ‘한림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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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8일 개소식… 민관 협력 ‘합법 보호시설’ 전환
신고절차 문턱 높아… 전국 민간신고시설 20곳 미만
제주 유기동물 입양률은 7.9%로 전국 최하위 수준
안락사율 32.3% 최고 “버림받는 반려견 사라지길”

제주도 첫 공식 민간동물보호시설로 등록된 한림쉼터 앞에서 봉사자와 산책나온 유기견. 한림쉼터 제공
제주도 첫 공식 민간동물보호시설로 등록된 한림쉼터 앞에서 봉사자와 산책나온 유기견. 한림쉼터 제공


한림쉼터에서 봉사자가 유기견을 돌보며 교감을 나누고 있다. 한림쉼터 제공
한림쉼터에서 봉사자가 유기견을 돌보며 교감을 나누고 있다. 한림쉼터 제공


“여름에는 개 한 마리당 하루 물이 2ℓ씩 필요합니다. 100마리면 하루 생수 100병, 한 달이면 3000병입니다. 물값만 1200만원이 들었습니다.”

제주시 한림읍에서 유기견 보호시설 ‘한림쉼터’를 운영하는 홍난영(51) 제제프렌즈 대표는 지난 시간을 이렇게 떠올렸다. 후원이 끊기지 않았기에 가까스로 버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100여 마리 유기동물을 돌보는 ‘한림쉼터’가 제주에서 처음으로 공식 민간동물보호시설로 등록됐다. 그동안 불법 시설 논란 속에서 운영되던 사설 보호소가 제도권 안으로 편입된 첫 사례다.

한림쉼터의 시작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故) 이묘숙 소장이 유기동물 구조 활동을 위해 설립했지만, 2022년 7월 갑작스럽게 별세하면서 쉼터는 존폐 위기에 놓였다.

당시 시설은 불법 펜스 형태로 운영돼 철거 대상이었고, 100여 마리의 개를 옮길 임시 부지를 찾는 일은 쉽지 않았다.

홍 대표는 “개 100여 마리를 받아줄 땅을 찾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며 “1년 가까이 수소문한 끝에 제주 로터리클럽 총재가 토지를 무상 임대해주면서 겨우 이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제주도 첫 공식 민간동물보호시설인 한림쉼터 내부 모습. 한림쉼터 제공
제주도 첫 공식 민간동물보호시설인 한림쉼터 내부 모습. 한림쉼터 제공


조희경 동물자연연대 대표와 홍난영 한림쉼터 대표가 현판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한림쉼터 제공
조희경 동물자연연대 대표와 홍난영 한림쉼터 대표가 현판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한림쉼터 제공


유기견들을 임시보호소로 옮긴 후 쉼터는 기존 부지에 합법적인 민간동물보호시설 등록을 목표로 대대적인 시설 개선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동물자유연대는 경매로 넘어간 부지를 사들이고 시설 개보수 비용과 행정 컨설팅, 사료·의료 지원 등을 제공하며 힘을 보탰다.

또한 농림축산식품부와 제주시의 환경개선 지원사업을 통해 시설을 신축하고, 불법 건축물 문제와 용도 변경 등 까다로운 인허가 절차도 마무리했다. 사료 보관실과 격리실, 세척실 등 법적 필수 시설들도 갖추게 됐다.

이번 등록은 단순한 시설 개소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동안 개인이나 단체가 운영하는 사설 유기동물 보호소는 지자체 보호센터와 달리 법적 지위가 불분명했다.

안락사 없는 보호를 지향하는 곳이 많았지만, 애니멀 호딩(동물 과다 사육)이나 불법 시설 논란이 반복되는 문제도 있었다.

정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3년 동물보호법을 개정해 일정 규모 이상의 민간 보호소는 지자체에 반드시 신고하도록 했다. 시설 기준과 위생·검역 체계를 갖추도록 하고, 동시에 국가와 지자체 지원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신고 절차의 문턱은 높다. 시설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비용과 인력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전국적으로 수백 곳의 민간 보호소가 운영되고 있지만 정식 신고를 마친 곳은 한림쉼터를 포함해 20곳도 되지 않는다.

이번 등록으로 한림쉼터는 사료비와 의료비 등 지자체의 합법적 예산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동물자유연대 관계자는 “쉼터 운영진의 헌신과 제주도의 행정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민간 보호소가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는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제주도 관계자도 “한림쉼터가 제주 제1호 시설로서 민간 보호소의 표준 모델이 될 수 있도록 향후 예산 지원·운영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에서는 반려견 등록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등록 반려견은 2023년 6만 1139마리에서 2025년 7만 974마리로 2년 사이 약 1만 마리(16%) 증가했다.

하지만 유기동물 문제는 여전히 심각하다. 포인핸드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제주 지역 유기동물 입양률은 7.9%로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반면 안락사율은 32.3%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홍 대표는 “민간과 행정이 협력하는 새로운 보호 모델이 돼 기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버림받는 반려견이 더 이상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5년 제주로 이주해 동물보호센터에서 유기견 ‘제제’를 입양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네 마리의 유기견과 함께 살고 있다.

제주 강동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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