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신임 대표에 황상연 내정… 박재현 ‘저항’ 남기고 퇴진

민나리 기자
입력 2026 03 12 18:52
수정 2026 03 12 18:52
한미약품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외부 인사를 최고경영자(CEO)로 맞이하며 지배구조 개편의 승부수를 던졌다. 30년 ‘한미맨’으로 불리던 박재현 대표는 대주주와의 갈등 끝에 연임이 무산됐고, 그 자리는 금융과 제약을 두루 거친 투자 전문가가 채우게 됐다.
한미약품은 12일 이사회를 열고 황상연 HB인베스트먼트 PE 부문 대표를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오는 31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치면 황 내정자는 한미약품의 새로운 수장으로 공식 선임된다.
황 내정자는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과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 CIO를 지낸 ‘금융통’인 동시에, 종근당홀딩스 대표를 역임하며 제약업계 경영 경험까지 갖춘 인물이다. 그간 내부 승진을 통해 전문경영인을 배출해온 한미약품이 외부 수혈을 선택한 것은, 고질적인 경영권 갈등을 봉합하고 조직을 빠르게 안정시키겠다는 대주주 측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인사로 박재현 현 대표의 연임은 최종 좌절됐다. 박 대표는 2023년 취임 이후 안정적으로 회사를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최근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의 최대 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정면충돌하며 입지가 좁아졌다. 특히 사내 성비위 사건 처리 과정에서 신 회장의 경영 간섭을 비판하며 각을 세운 것이 결정적인 퇴진 사유로 꼽힌다.
박 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퇴임 소회를 밝히며 끝까지 날을 세웠다. 그는 “전문경영인이 반드시 제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면서도 “저의 작은 저항과 외침이 ‘임성기 정신’ 보존의 중요성에 경종을 울리는 밀알이 되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자신의 퇴진을 대주주의 독단에 맞선 희생으로 규정한 셈이다.
특히 박 대표는 대주주와 이사회를 향해 “저의 뜻에 동조하거나 침묵 시위 등으로 지지한 임직원들에게 어떠한 불이익도 없게 해달라”고 당부하며, 퇴임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내부 ‘숙청’ 가능성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가 한미그룹 전체 지배구조 정비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외부 출신인 황 내정자가 등판함에 따라 대주주 간 갈등으로 분열된 조직 기강을 어떻게 다잡을지가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민나리 기자
ⓒ 트윅,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Q.
기사를 끝까지 읽으셨나요? 이제 AI 퀴즈로 기사의 핵심을 점검해보세요.
한미약품의 신임 CEO는 내부 승진인가 외부 영입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