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들 압도하는 센 언니, 극을 이끈다

김지예 기자
입력 2020 04 06 17:28
수정 2020 04 07 01:26
‘걸크러시’ 넘은 드라마 속 여주인공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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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N ‘메모리스트’에도 초엘리트 여성 프로파일러가 등장한다. 형사 동백(유승호 분)과 연쇄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한선미(이세영 분)는 감성 대신 이성과 과학으로 사건에 한발 한발 접근한다. 이세영은 제작발표회에서 “예전에는 여자 주인공이 민폐 캐릭터가 많았는데 한선미는 그런 것을 벗어나 극을 끌고 가는 능력 있는 캐릭터라 매력을 많이 느꼈다”고 말하기도 했다.
20대 여성과 30~40대 남성이 주인공을 이루던 공식 역시 깨지고 있다. SBS 금토극 ‘하이에나’ 속 정금자(김혜수 분)가 대표적이다. 정의감이나 이타심 대신 승소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흙수저로, 엘리트 코스만 밟은 윤희재(주지훈 분)보다 한 수 위의 능력을 증명한다. 다소 과장된 모습도 보이지만 강인하고 자유로운 여성을 표현해 온 김혜수의 이미지와 맞물려 설득력을 얻는다. 로펌 ‘송&김’의 공동대표 김민주(김호정 분) 역시 송필중(이경영 분)에 맞서 욕망을 실현하려는, 배려나 부드러움과 거리가 먼 여성 변호사로 등장한다. 김선영 문화평론가는 “김서형과 김혜수는 중년 남성과 젊은 여성 파트너라는 전형적인 드라마 속 구도를 뒤집는다”며 “특히 정금자 변호사는 여성 캐릭터에 상대적으로 높은 도덕성을 요구해 왔던 고정관념도 뛰어넘은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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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평론가는 “남성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수사물이나 사회 비판적 메시지를 담은 드라마를 여성들이 주도하고 동시에 다양한 캐릭터로 표현하고 있다”면서 “사회적으로 젠더 감수성이 높아지면서 주요 시청자인 여성들이 수동적인 여성상에 공감하지 못하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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