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인데 임신 검사 ‘양성’…알고 보니 ‘가슴에 생긴 고환암’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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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반응 검사에서 양성(임신)이 나왔다는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펙셀스
임신 반응 검사에서 양성(임신)이 나왔다는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펙셀스


임신 반응 검사에서 양성(임신) 결과가 나왔다는 남성의 사연이 전해져 눈길을 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 선에 따르면 호주 브리즈번에 거주 중인 앤서니 비앙코(51)는 대학 졸업을 앞둔 21세 시절 원인을 알 수 없는 기침 증세에 시달렸다.

비앙코는 당시를 회상하며 “가벼운 기침과 발열은 가끔 있었으나 금방 사라지고는 했는데, 기침이 점점 심해졌다”며 “비흡연자인데도 마치 담배를 피우는 사람처럼 기침했다”고 말했다.

결국 흉부 엑스레이(X-ray) 검사를 벌인 결과, 비앙코의 가슴에서 165㎠ 크기의 흰색 종양이 발견됐다.

임신 반응 검사에서 양성(임신)이 나왔다는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123RF
임신 반응 검사에서 양성(임신)이 나왔다는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123RF


종양 조직을 떼어내 검사한 주치의는 비앙코가 “고환암에 걸렸다”라는 의외의 진단을 내렸다.

구체적인 진단명은 ‘원발성 종격동 비정상피종성 생식세포종’(PMNSGCT)이었다. PMNSGCT는 생식 세포에서 비롯되는 희귀 유형의 암으로, 양측 폐 사이 공간인 ‘종격동’에 생긴다.

생식 세포는 고환이나 난소에 종양을 형성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낮은 확률로 다른 부위에 종양이 나타나기도 한다. 태아기에 신체 기관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생식 세포가 원래 최종 목적지가 아닌 다른 곳에 남으면서다.

잘못된 곳에 자리를 잡은 생식 세포는 시간이 흐른 뒤 암세포로 변하기도 한다. 비앙코의 흉부 종양이 고환암으로 진단된 것도 이 같은 원리로 설명할 수 있다. 흉부에 자리 잡은 종양은 비앙코의 사례처럼 호흡곤란, 기침, 발열 등 증상을 동반한다.

일반적인 고환암과는 다른 PMNSGCT의 특징은 일부 환자에게서 베타(β) hCG(인간 융모성 생식샘 자극 호르몬) 수치가 증가한다는 점이다.

베타 hCG는 태반에서 분비되는 단백질의 일종으로, 배란 후 7일부터 임신 6주까지 혈중 농도가 증가해 여성의 임신 여부를 판가름하는 잣대가 된다. 비앙코 역시 혈중 베타 hCG 수치가 늘어난 탓에 임신 반응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

임신 반응 검사에서 양성(임신)이 나왔다는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펙셀스
임신 반응 검사에서 양성(임신)이 나왔다는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펙셀스


PMNSGCT는 5년 생존율이 약 40%에 불과할 정도로 위험성이 크다. 비앙코의 경우 종양 덩어리가 심장과 폐를 짓눌러 혈류를 방해할 정도였다.

약 1년간 집중적인 항암 치료를 받게 된 비앙코는 다행히도 병세가 호전됐고,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시점에 완치 판정을 받았다. 현재는 슬하에 14세와 11세의 두 딸을 두고 건강하게 살고 있다.

비앙코는 언론 인터뷰에서 “주치의가 이 같은 암에 걸리는 것보다 복권에 당첨될 확률이 더 높다고 했었다”며 “이 일을 겪은 뒤로 삶에 대한 태도가 크게 바뀌었다”고 고백했다.

정회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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