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죄송하다”던 경복궁 낙서 모방범에 “아직도 예술이라 생각?” 묻자
윤예림 기자
입력 2023 12 28 09:05
수정 2023 12 28 14:23
경복궁 ‘2차 낙서범’ 구속 송치
취재진 질문엔 ‘묵묵부답’ 일관
이날 오전 8시쯤 서울 성북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온 설씨는 ‘문화재 훼손을 반성하느냐’, ‘아직도 예술이라고 생각하느냐’, ‘범행 사실은 블로그에 왜 올렸느냐’ 등의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설씨는 경복궁 담장이 첫 낙서로 훼손된 다음 날인 지난 17일 오후 10시 20분쯤 이를 모방해 경복궁 왼쪽 담벼락에 스프레이로 특정 가수의 이름과 앨범 제목 등을 쓴 혐의다.
설씨는 범행 하루 뒤인 18일 경찰에 자진 출석해 6시간가량 조사받은 뒤 귀가했다.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문화재에 낙서하는 행위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앞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때는 취재진 물음에 연신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일 오전 블로그에 “미스치프가 말하는 짓궂은 장난을 치고 싶었다”며 “죄송합니다. 아니 안 죄송해요. 전 예술을 한 것뿐이에요”라고 적었다. ‘미스치프’는 2019년 결성된 미국 아티스트 그룹이다.
이어 “스펠링을 틀린 건 조금 창피하다. 하트를 검은색으로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미스치프의 이름을 적지 못한 것이 가장 후회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들 너무 심각하게 상황을 보는 것 같다”며 “그저 낙서일 뿐이다. 숭례문을 불태운 사건을 언급하면서 끔찍한 사람으로 보는데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법원은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설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1차 낙서범인 임모(17)군은 미성년자인 점이 고려돼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윤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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