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 애호증” “불쾌해”…축 늘어진 女 비타민 광고에 ‘발칵’ 무슨 일
하승연 기자
입력 2025 04 30 13:48
수정 2025 04 30 13:48

한 화장품 브랜드가 자사 제품을 광고하면서 축 늘어진 여성 모델의 입가 근처에 알약이 흩어져 있는 사진 등을 홈페이지에 실어 온라인상에서 “불쾌하다” 등의 반응이 나오며 뭇매를 맞고 있다.
30일 온라인상에는 화장품 브랜드 A사가 올린 광고 사진들을 지적하는 글들이 다수 올라와 있다. A사 광고 사진들을 보면, 여성 모델들이 초점 없는 눈빛으로 허공을 바라본다. 통상 카메라를 바라보며 제품을 광고하는 것과는 다른 구도다.
비타민 제품을 홍보하는 한 사진에는 입가 근처로 흩어진 알약 옆 모델이 미동 없는 자세로 엎드려 누운 모습이 담겼다. 물이 찬 욕조에 웅크린 채 다른 곳을 응시하거나, 비닐에 쌓인 듯한 모습을 연출한 사진도 있었다.
해당 사진을 접한 누리꾼들은 약물 중독과 죽음이 연상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누리꾼들은 “약 먹고 죽은 사람처럼 보인다”, “비타민을 먹으면 저렇게 된다는 건가”, “불쾌하다 ”, “무슨 의도로 이렇게 찍었는지 모르겠다” 등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서는 네크로필리아(시체 애호증)가 연상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결국 A사는 지난 23일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사과했다. A사는 특히 논란이 된 비타민 광고에 대해 “기획 과정에서 제품의 특성 및 사회적 함의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던 점을 충분히 인지해 해당 이미지는 모두 삭제 조치했다”며 “이 부분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화보로 불쾌함을 느끼신 분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며 “향후 이런 부분까지 신중히 고려해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모든 모델 이미지에는 인공지능(AI) 기술이 사용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극단적 선택이나 범죄 등 부정적 이미지를 연상케 해 논란이 된 브랜드 화보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9년 글로벌 명품 버버리는 후드티셔츠의 목 부분에 ‘올가미’처럼 보이는 끈을 디자인했다가 교수형과 자살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제기돼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또한 지난 2015년 성인 남성 잡지 ‘맥심’ 코리아는 여성의 발목에 청 테이프를 묶은 채 차량 트렁크에 실어놓고 그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남성 사진을 표지로 내걸어 납치, 살해, 유기를 연상케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온라인상에서 성범죄 미화 및 여성 비하 논란이 일었고, 영국 코스모폴리탄지는 이례적으로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역대 최악의 커버”라며 혹평했다. 결국 맥심 코리아는 사과문을 발표하고 문제의 화보가 실린 잡지를 전량 회수 폐기했다.
하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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