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박영수 인척에 100억… 우회경로 통한 법조 로비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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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정상적 거래” 朴 前특검 “모르는 일”
화천대유 금전 거래까지 檢 수사 확산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특혜를 받은 의혹이 제기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의 최대 주주 김만배 씨가 27일 오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서울 용산경찰서로 들어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9.27 연합뉴스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특혜를 받은 의혹이 제기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의 최대 주주 김만배 씨가 27일 오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서울 용산경찰서로 들어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9.27 연합뉴스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에 참여한 민간사업자 화천대유자산관리의 대주주 김만배(57)씨가 분양대행사를 운영하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인척에게 100억원을 건넨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정상적 사업 거래”, 박 전 특검은 “알지 못하는 일”이라며 각각 불법성과 관여 등을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박 전 특검의 화천대유 고문 경력과 그의 딸의 화천대유 근무 및 아파트 특혜 분양 등에 이어 인척까지 화천대유와의 금전 거래에 등장하면서 관련 검찰 수사도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까지 화천대유에서 장기대여금 명목으로 빌린 473억원 중 100억원을 대장동 분양대행업체 대표 이모(50)씨에게 전달했다. 이씨는 박 전 특검과는 인척 관계로, 박 전 특검은 2014년 1월 이씨가 대표이사로 있던 코스닥 상장사의 사외이사를 맡았다가 약 한 달 만에 ‘일신상의 사유’로 퇴직했다. 박 전 특검의 아들도 이씨 회사에서 2015년 11월부터 2016년 1월까지 근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안팎에서는 법조기자 출신인 김씨가 이씨에게 건넨 100억원 중 일부가 최종적으로 박 전 특검에게 전달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여기에 박 전 특검이 김씨의 요청으로 2016년 4월 화천대유와 고문 계약을 맺고, 그해 11월 국정농단 수사 특검으로 임명될 때까지 약 2억원의 고문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회 경로를 통한 법조 로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김씨 측 변호인은 입장문을 통해 “김씨가 사업과 관련해 이씨의 요청으로 100억원을 빌려준 것은 맞으나, 박 전 특검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씨와의 돈거래는 법적으로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이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박 전 특검 역시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박 전 특검은 “이씨는 촌수를 계산하기 어려운 먼 친척”이라면서 “그들 사이의 거래에 관여한 사실이 없고, 이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밝혔다. 이어 “화천대유로부터 고문료 외에 다른 금품을 받은 적이 없다. 특검을 맡은 이후 김씨와도 관계가 단절돼 현재까지 전화 통화도 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씨는 대장동 사업 이전에도 천화동인 4호 실소유주 남욱 변호사, 5호 실소유주 정영학 회계사가 관여한 위례신도시에서도 아파트 분양 업무를 맡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는 회사를 소개하는 글에 분양대행 사실을 주요 홍보 실적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 전담 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은 이날 성남도시개발공사와 화천대유의 연결 고리로 지목된 정민용 변호사를 소환해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변호사는 2014년 11월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입사한 뒤 이듬해 3월 대장동 개발 사업자 선정 평가에 심의위원으로 참여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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