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 뛰어든 ‘火벤저스’… 뺨 화상도 잊고 아이 품고 나왔다

입력 2018 10 29 22:34|업데이트 2018 10 30 02:53

신속한 구조 빛난 홍천 119소방대원들

화염에 내부 진입 어려운 ‘최성기’ 단계
의식 잃은 아이 보조 마스크 씌워 구출
‘2도 화상’ 소방장 “아이 무사해서 다행”
헬멧 녹이는 화염 뚫고 세살배기 구한 소방관들  지난 28일 오후 5시 18분쯤 강원 홍천군 홍천읍 한 빌라 4층에서 불이 나 119소방대원이 헬멧이 녹아내릴 정도로 뜨거운 불길 속에서 3세 아이를 구조했다. 사진은 거실과 베란다에 화염과 연기가 치솟고 열기로 인해 내부 진입이 어려운 ‘최성기’ 상태에서 아이를 구조하다 화염에 휩싸여 새카매지고 겉이 울퉁불퉁하게 변해 버린 소방관 헬멧.<br>홍천 연합뉴스
헬멧 녹이는 화염 뚫고 세살배기 구한 소방관들
지난 28일 오후 5시 18분쯤 강원 홍천군 홍천읍 한 빌라 4층에서 불이 나 119소방대원이 헬멧이 녹아내릴 정도로 뜨거운 불길 속에서 3세 아이를 구조했다. 사진은 거실과 베란다에 화염과 연기가 치솟고 열기로 인해 내부 진입이 어려운 ‘최성기’ 상태에서 아이를 구조하다 화염에 휩싸여 새카매지고 겉이 울퉁불퉁하게 변해 버린 소방관 헬멧.
홍천 연합뉴스
119소방대원들이 헬멧이 녹아내릴 정도로 뜨거운 불길 속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던 3세 아이를 무사히 구조해 화제가 되고 있다.

29일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18분쯤 홍천군 홍천읍 한 빌라 4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홍천소방서 진압대원과 구조대원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거실과 베란다에서 화염과 연기가 치솟고, 열기로 내부 진입이 어려운 상태였다.
지난 28일 오후 5시 18분쯤 강원 홍천군 홍천읍 한 빌라 4층에서 불이 나 119소방대원이 헬멧이 녹아내릴 정도로 뜨거운 불길 속에서 3세 아이를 구조했다. 사진은 화재 현장 모습. <br>홍천 연합뉴스
지난 28일 오후 5시 18분쯤 강원 홍천군 홍천읍 한 빌라 4층에서 불이 나 119소방대원이 헬멧이 녹아내릴 정도로 뜨거운 불길 속에서 3세 아이를 구조했다. 사진은 화재 현장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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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대원들은 집 안에 어린아이가 있다는 아이 어머니의 얘기를 듣고 인명구조 2개조 4명과 화재진압 1개조 2명으로 나눠 진압팀의 엄호 속에 어린아이 구하기 작전에 돌입했다. 치솟는 불길과 검은 연기가 창밖까지 거세게 뿜어져 나오고 엄청난 열기로 가득한 실내에 사람들의 접근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불길 속에 놓여 있는 아이의 목숨이 경각에 달려 있어 촌각을 다투며 구조에 나서야 했다. 화재진압을 맡은 박동천(45) 소방장과 최재만(46) 소방장이 한조를 이뤄 소방호스를 들고 불길 잡기에 나섰다. 불길과 열기는 ‘최성기’를 맞아 뿜어져 나왔다. 진압대원들은 헬멧이 녹아내리고 얼굴에 화상을 입는 것도 잊은 채 불길 잡기에 나섰다.
헬멧 녹이는 화염 뚫고 세살배기 구한 소방관들  지난 28일 오후 5시 18분쯤 강원 홍천군 홍천읍 한 빌라 4층에서 불이 나 119소방대원이 헬멧이 녹아내릴 정도로 뜨거운 불길 속에서 3세 아이를 구조했다. 사진은 김덕성(왼쪽부터)·김종민 홍천소방서 소방교와 김인수 소방위, 이동현 소방교가 아이 구조와 화재 진압을 마치고 소방서로 돌아와 다음 출동을 위해 장비를 점검하는 모습. 김덕성 소방교와 김인수 소방위가 다른 소방관들이 화재를 진압하는 동안 아이를 구조했다.<br>홍천 연합뉴스
헬멧 녹이는 화염 뚫고 세살배기 구한 소방관들
지난 28일 오후 5시 18분쯤 강원 홍천군 홍천읍 한 빌라 4층에서 불이 나 119소방대원이 헬멧이 녹아내릴 정도로 뜨거운 불길 속에서 3세 아이를 구조했다. 사진은 김덕성(왼쪽부터)·김종민 홍천소방서 소방교와 김인수 소방위, 이동현 소방교가 아이 구조와 화재 진압을 마치고 소방서로 돌아와 다음 출동을 위해 장비를 점검하는 모습. 김덕성 소방교와 김인수 소방위가 다른 소방관들이 화재를 진압하는 동안 아이를 구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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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 2명씩 2개 팀으로 나뉜 구조대는 집안으로 진입했다. 김인수(56) 소방위와 김덕성(36) 소방교는 불길을 헤치고 거실을 지나 아이가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연기 속에서 이불 위에 쓰러진 아이를 발견했다. 이들은 아이에게 보조 마스크를 씌우고 산소를 주입했고 곧바로 가슴에 안고 밖으로 나왔다. 다른 구조팀 김종민(33)·이동현(30) 소방교도 다른 방을 수색하며 혹시 탈출을 못한 사람이 있는지 살폈다. 거센 불길 속을 헤치고 나온 구조대원들의 헬멧은 화염에 녹아내려 새까맣게 변했고 겉은 울퉁불퉁해졌다.

구조된 아이는 호흡은 있었으나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병원 이송 중에는 경련과 구토 증상도 보였다. 구급대원 여소연(25) 소방사는 의식확보를 위해 산소 투여, 심전도 검사, 기도 내 흡인을 하며 쇼크에 대비했다. 구급차로 이동 중에 자동제세동기(AED) 패치 준비 등 응급처치를 하는 동안 아이의 의식이 돌아왔다. 대원들은 마침내 생명을 살렸다는 안도의 숨을 쉴 수 있었다. 구급차가 병원에 도착해 응급실에 입원시킬 때까지 대원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화재진압을 맡았던 박 소방장은 안전 장구를 착용했지만 왼쪽 얼굴에 2도 화상을 입었다. 박 소방장의 헬멧도 화염에 녹아내려 불길을 잡기 위해 싸운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 줬다.

불길을 모두 끄고 아이가 있는 병원을 찾은 대원들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아이가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라며 “화상을 입기는 했지만 심하지 않고 치료를 받았으니 괜찮아질 것 같다”고 웃었다.

이날 화재는 집 110여㎡를 모두 태워 4200만원 상당 재산피해를 내고 30여분 만에 진화됐다. 소방과 경찰은 정밀 감식으로 화재 원인을 밝힐 예정이다.

홍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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