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지시한 ‘차량 부제’…민간 적용은 1991년 마지막, 정부 실행 방안 검토

김중래 기자
입력 2026 03 17 17:31
수정 2026 03 17 17:31
李, 중동 사태 “범사회적 에너지노력 필요”
차량 운행 제한하는 ‘부제’ 시행 검토 지시
민간 분야 적용은 1991년 걸프전 마지막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장기화에 대비해 에너지 절감 대책으로 ‘차량 부제’ 검토를 주문하면서 정부가 실행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정부는 이르면 이번 주 시행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민간 분야 차량 운행이 제한될 경우 1991년 걸프전 이후 35년 만이다.
이 대통령은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서 “중동 상황이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에너지 절약 노력의 범사회적 확산을 위해서 필요하면 자동차 5부제 또는 10부제 등 다각도의 수요 절감 대책을 조기에 수립해 달라”고 당부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과 산업통상부 장관은 국내외 에너지 사정의 변동으로 에너지 수급에 차질이 우려될 때 에너지이용합리화법 7조에 따라 차량의 사용 제한 또는 금지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적용 대상은 공공과 민간을 가리지 않는다. 시행 시기와 방법은 일주일 전에 고시해야 한다.
민간 분야 차량 운행을 금지한 건 35년 전인 1991년 걸프전이 마지막이다. 당시 미국과 이라크 간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하자 정부는 그해 1월 18일부터 3월 17일까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차량 10부제를 실시했다. 외환위기 때인 1997년에도 2부제 도입을 검토했으나 시행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부제 적용은 요일·대상·차량별로 다양하게 정할 수 있다. 예컨대 공공 분야에는 2부제(홀짝제)를, 민간 분야에는 5부제를 적용할 수 있다. 전기차·휘발유 등 연료 형태별로도 다르게 적용 가능하다.
정부는 과거 고유가 등 에너지 수급 상황에 따라 부제를 시행해 왔다. 국제유가가 급등한 2008년, 리비아 사태로 중동 불안이 가중된 2011년 등에도 홀짝제, 5부제 등을 시행했다. 다만, 적용 대상은 공공기관을 드나드는 차량으로 국한했고, 민간에는 권고 형태로 시행했다. 국민의 이동권을 침해할 수 있고, 단속도 한계가 있어 실익이 크지 않다는 이유였다.
기후부 관계자는 “산업부와 함께 에너지 수급 상황이 부제를 시행할 정도의 상황인지 여부를 논의해 고시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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